서울랜드 이직률, 절반 아래로 떨어뜨린 비결은 'NCS'
매년 2백만 명의 방문객을 모으며 성장가도를 달리던 서울랜드의 큰 고민 거리 중 하나가 인력난이었다. 안전 관리와 응대 업무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아, 전체 280명 직원 중 120명이 일하는 운영팀의 경우 평균 근속연수가 1년에 불과했다. 잦은 이직에 직장 분위기도 밝지 않았다.

문제점을 인식한 서울랜드는 유원시설 업무 특성을 반영한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채용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고, 이후 NCS 기업활용 컨설팅을 받았다. 컨설팅에 따라 다양한 직무를 세밀하게 분석한 다음 지원자 적성이나 서비스 능력을 파악하는 상황면접 등을 도입하자 2017년 월평균 9.7%에 달하던 이직률이 3년만에 절반 이하인 4%로 감소했다.

인사 담당 A 팀장은 "퇴사율이 높은 원인은 채용 프로그램에 있었다"며 "빈자리를 채우려 끊임 없이 채용했지만 맡은 업무를 제대로 할 인력을 채용하지는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NCS 채용제도 도입 이후 이직률 13%→2%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20일 NCS를 활용하고 있는 기업, 공공기관 등 13곳의 성공적인 운영사례와 성과를 담은 '일터 현장을 바꾸는 힘, '을 발간했다. 이 사례집은 △기업 맞춤형 채용으로 이직률 감소 △직무 중심으로 인사관리 효율성 증대 △재직자 맞춤 훈련으로 직무능력과 기업경쟁력 강화 △블라인드 채용으로 역량 있는 인재 발굴 등 13가지 기업의 사례를 담았다.

이들 기업이 활용하고 있는 NCS는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 태도 등의 능력을 국가가 표준화한 것이다. 기업이 NCS를 채용이나 교육훈련, 자격에 도입할 경우, 현장중심으로 인재를 양성하고 근본적인 기업 체질 개선을 도모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재직자 맞춤 훈련을 성공적으로 활용한 사례로 거제제일해양이 있다. 이 회사는 조선업계 불황으로 2016년 매출이 반토막 났고 이직률이 40%에 달했다. 위기의식을 갖고 2019년 컨설팅을 받은 후 NCS를 바탕으로 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가동하자 근로자의 업무몰입도, 숙련도가 상승하면서 품질도 향상됐다. 이는 결국 신규 건조물량 확보로 이어졌고, 이 회사의 이직률은 10%까지 감소했다.

한국우편사업진흥원은 블라인드 채용으로 역량있는 인재를 발굴한 케이스다. 이 회사는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다양한 사업을 수행한 탓에 신입직원 이직률이 13%에 달했다. 하지만 2016년 컨설팅을 받고 직무기술서를 만들었다. 현업 직원들이 만든 직무기술서를 지원자들에게 제공한 다음 NCS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하자 1년만에 이직률이 2%로 줄어드는 효과를 봤다.

사례집에 담긴 13개 기업 및 단체는 서울랜드, 스코넥엔터네인먼트, 디오텍코리아, 거제제일해양, 대한미용사회중앙회, 산전정밀, 아메코시스템, 한국우편사업진흥원, 한국전력거래소, 한국남동발전, 창원기계공업고등학교, 그린자동차직업전문학교, 우진플라임 등이다.

◆정부, NCS 기업활용 컨설팅 무료 제공


NCS 컨설팅은 정부가 기업의 NCS 도입 및 활용을 돕기 위해 시행 중인 국가정책사업이다. 중소·중견기업이 인재채용, 교육훈련과정 개발 등 핵심인재 육성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신청기업 직무를 분석해 직무를 재설계 해주고, NCS 기반의 채용 프로세스와 교육 훈련 프로그램 설계도 제공한다.

컨설팅은 기본형과 확장형으로 나눠진다. 기본형은 모든 직무분석과 직무재설계 컨설팅을 제공하고, 컨설팅 결과를 활용하는 교육까지 서비스한다. 확장형은 직무기술서를 토대로 기업 역량모델을 도출하고 채용 및 훈련을 컨설팅을 제공한다. 둘을 동시에 받는 것도 가능하다.

컨설팅은 NCS홈페이지서 신청할 수 있으며, 당해연도 사업예산이 소진됐다면 차기년도 사업에 참여하면 된다. 컨설팅에 참여해 우수사례로 선정된 기업은 산업재해예방시설융자금 지원사업을 신청하는 경우 우선지원대상으로 선정되는 혜택이가 주어진다.

송홍석 고용부 직업능력정책국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은 사람"이라며 "국가직무능력표준이 사람을 키우는 일의 핵심 기제로 활용될 수 있도록 우수사례와 노하우를 공유하고 더 많은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