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들이 MZ세대 잡기에 나선 것은 국내 시장만의 얘기는 아니다. 세계 글로벌 금융사들도 미래의 ‘금융 권력’을 선점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향후 이들 세대의 소득과 소비력이 늘어나고 베이비붐 세대로부터의 상속까지 이뤄지고 나면 부(富)의 중심이 완전히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베이비부머 富 물려받는 MZ세대…美 20년간 22조달러 상속
지난해까지 MZ세대(15~40세)는 세계 인구의 33%를 차지했다. 그러나 앞으로 베이비붐 세대 비중이 줄어드는 점을 고려하면 2040년에는 5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는 미국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Z세대(1996~2010년 사이에 출생한 7800만 명)가 오는 2034년께 미 역사상 가장 수가 많은 세대로 등극한다고 분석했다. 대출, 소비 등 금융업 전반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베이비부머로부터 부의 이전이 시작되는 것도 MZ세대에 금융사들이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다. 전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부를 소유하고 있는 계층이다. 그러나 이들의 노화와 사망 등에 따라 자산이 MZ세대로 향후 20년간 이전될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5년마다 1조3000억달러가량의 자산이 자녀 세대로 옮겨간다. 베이비부머 사망이 늘어나기 시작하는 2036~2040년에는 자산 이전 속도가 지금보다 두 배가량 빨라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금융산업 조사·컨설팅 회사인 셀룰리어소시에이션에 따르면 MZ세대는 2042년까지 약 22조달러를 상속받을 전망이다.

국제금융센터의 ‘MZ세대가 기대하는 금융의 모습’ 보고서를 보면 이들 세대의 금융 영향력은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기저에는 MZ세대의 특수한 금융 생활 패턴과 경제력 집중 현상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의 금융 특성은 △재테크·금융서비스에 높은 관심도 △다양한 투자 방식 리드 △투자정보 취득의 다양화 등 세 가지다. 유튜브, SNS 등으로 정보를 다양하게 습득하고 전형적인 금융 상품에 얽매이지 않으며 재테크와 금융서비스에 높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특성을 지닌 세대가 더 많은 경제력을 거머쥘 경우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