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1층에 위치한 홍콩 딤섬 레스토랑 팀호완 매장 입구 모습. [사진=이미경 기자]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1층에 위치한 홍콩 딤섬 레스토랑 팀호완 매장 입구 모습. [사진=이미경 기자]
지난 14일 오후 찾은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1층의 홍콩 딤섬 레스토랑 '팀호완'. 평일임에도 90석 규모의 가게가 손님들로 북적였다.

12년 연속 미쉐린 원스타를 획득한 딤섬 전문점인 팀호완은 2019년 12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국내 1호점 문을 열었다. 이어 지난해 9월 잠실 롯데백화점에 2호점을, 올해 2월 용산 아이파크몰에 3호점을 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하늘길이 막히자 해외 느낌이 나는 식당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팀호완이 코로나19 와중에 연달아 매장을 내는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고 할 수 있다. 외식·식품업계도 이국적 느낌을 즐길 수 있는 신메뉴와 가정간편식(HMR)을 출시하며 휴가철 손님 잡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날 친구와 함께 팀호완 매장을 찾은 취업준비생 박모씨(25·여)는 "대학생 때 홍콩 현지에 여행을 가 팀호완에 간 적 있다. 그때 느낌을 생각하며 여행을 같이 갔던 친구와 함께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인테리어는 많이 다르지만 맛은 홍콩에서 먹던 것과 똑같다. 마치 여행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좋다"고 덧붙였다.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1층에 위치한 홍콩 딤섬 레스토랑 팀호완 매장 모습. [사진=이미경 기자]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1층에 위치한 홍콩 딤섬 레스토랑 팀호완 매장 모습. [사진=이미경 기자]
딸과 함께 딤섬·볶음면 등 다양한 메뉴를 시킨 박순자 씨(64·여)는 "코로나19 직전 마지막 해외여행을 간 곳이 홍콩이었다. 요즘 해외여행도 못 가고 외출도 못해 답답해하니 딸이 함께 오자며 이곳으로 왔다"고 말했다. 그는 "와보니 향신료 냄새도 그렇고 홍콩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이렇게라도 해외여행 느낌을 내야 견딜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실제로 팀호완은 현지 분위기를 재현하기 위해 국내에 진출하면서 한국인 입맛에 맞게 맛을 현지화하지 않았다. 주문하는 방식도 현지와 동일하게 종이 메뉴판에 표시하는 방식이다. 번에 돼지고기를 넣은 홍콩 팀호완의 대표 메뉴인 '차슈바오 번'과 새우살을 넣은 딤섬인 '하가우' 등 현지 인기 메뉴가 그대로 한국에 들어왔다.

다만 홍콩 현지 매장이 노포 느낌을 풍기는 데 비해 국내 매장은 훨씬 인테리어가 깔끔하다. 홍콩 팀호완에선 일행이 아니더라도 한 테이블에 합석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한국인 정서에 맞게 모두 분리해서 앉는 점도 다르다. 배달 서비스 강국답게 지난 4월부터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를 통해 팀호완 메뉴를 배달로 받아볼 수도 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엔제리너스는 이달 1일 삼양식품과 제휴해 '신(辛)상 불닭 반미'를 출시했다. [사진=롯데GRS 제공]
롯데GRS가 운영하는 엔제리너스는 이달 1일 삼양식품과 제휴해 '신(辛)상 불닭 반미'를 출시했다. [사진=롯데GRS 제공]
이외에도 식품·외식업계는 코로나19 확산 속 국내에서 외국 분위기 즐기기를 희망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신제품을 활발하게 출시하고 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엔제리너스는 이달 1일 삼양식품과 제휴해 '신(辛)상 불닭 반미'를 출시했다. 베트남식 샌드위치인 반미에 불닭소스를 입혀 매운맛을 더했다. 티&디저트 브랜드 흑화당은 대만 현지의 대표 간식 '대만 영양 샌드위치'를 신규 출시했다. 신규 메뉴로 현지 맛을 구현하기 위해 대만인으로 구성된 연구개발팀을 투입한 결과물로 알려졌다.

밀키트 브랜드 마이셰프는 태국 커리 소스에 코코넛 크림과 새우를 넣은 '새우 듬뿍 쿵 팟 퐁커리'와 각종 채소에 태국식 똠얌꿍 소스를 이용한 '태국식 똠얌꿍'을 선보였다. 편의점 CU 역시 집앞에서 해외 먹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 '칠리크랩 새우덮밥 도시락' '싱가포르 칠리크랩버거' '싱가포르 카야토스트' 간편식 3종 세트를 내놨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막힌 해외여행 수요가 이국적 음식을 찾는 쪽으로 이동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음식으로 여행을 한다는 의미로 '푸드 트립'이란 표현도 많이 사용된다. 팬데믹(대유행)이 장기화하는 만큼 이같은 트렌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