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14일(10:5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진=ADT캡스
사진=ADT캡스
SK계열 정보보안 서비스 업체 ADT캡스가 사상 첫 신용등급으로 A를 받았다. 보안 시스템 시장 내 탄탄한 입지와 외형 성장 기조를 인정받은 덕분이다. 다만 합병 과정에서 이관된 차입 부담은 추가적인 신용도 개선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ADT캡스의 첫 신용등급으로 A를 부여했다. ADT캡스는 지금까지 공모 회사채 발행 경험이 없어 유효한 신용등급이 없다. SK그룹 내 계열사 신용등급을 보면, SK렌터카가 ADT캡스와 동일한 A 신용등급을 갖고 있다. SK실트론의 신용등급도 A다. SKC와 SK매직, SK케미칼은 ADT캡스보다 한 단계 높은 A+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옛 SK인포섹이었던 ADT캡스는 2000년 설립됐다. 컴퓨터 시스템 통합 자문과 구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 3월 말 기준 최대주주는 SK텔레콤이다. 지분율은 62.6%다. SK텔레콤의 인적 분할이 계획대로 완료되면 분할 신설되는 중간지주사가 최대주주가 된다. ADT캡스는 지난해 말과 올 3월에 각각 라이프앤시큐리티홀딩스와 무인 경비업을 하는 옛 ADT캡스를 흡수 합병했다.
자료=한국신용평가
자료=한국신용평가
국내 보안 시스템 서비스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를 띠고 있다. 이 덕분에 ADT캡스의 물리보안과 정보보안 부문 모두 덩치가 커지는 추세다. 합병 이후 매출의 65% 이상을 차지하게 된 물리보안 부문은 소상공인 증가와 계열 통신서비스와 결합 등을 통해 가입자 기반이 확대되고 있다. 올 3월 말 기준 유지 계약은 61만건에 이른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소상공인의 폐업이 증가하면서 주춤하기도 했지만 가입자 기반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김수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물리와 정보보안을 아우르는 융합 보안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어 신사업 초기 비용이 필요하겠지만 단중기적으로 안정적인 이익창출능력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연결 기준 지난해 ADT캡스의 영업이익은 264억원, 영업이익률은 8.4%다.

다만 합병 과정에서 떠안은 차입부담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난해 말 라이프앤시큐리티홀딩스를 흡수 합병하기 전까진 부(-)의 순차입금 기조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흡수 합병으로 대규모 인수금융 차입금을 이관 받아 재무부담이 크게 늘었다.

올 3월 말 기준 ADT캡스의 순차입금은 1조9616억원이다. 부채비율은 845.4%에 달한다. 합병 이후 연간 3500억원 이상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창출이 점쳐지고 있지만 경상적인 설비투자 부담과 높은 배당금 지급을 감안하면 차입부담을 빠르게 줄이긴 쉽지 않은 실정이다.

김 연구원은 "내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어 상장이 계획대로 원활하게 진행되면 신주 발행을 통해 자본 여력을 보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후 배당 압력도 다소 완화될 수 있어 IPO 추진 경과를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