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KAI

한국형전투기 KF-21로 기술 과시
수리온 이어 소형무장헬기도 개발
자주국방·방산 선진국 최전선에

우주가 미래…뉴 스페이스 TF출범
국내 최대 민간 우주센터 준공
KAIST·서울대와 업무 협약
3월엔 차세대 중형위성 발사 성공
사진=김병언 기자

사진=김병언 기자

지난 9일 경남 사천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고정익 공장. 지난 4월 시제 1호기 출고식을 통해 공개된 KF-21 한국형전투기 생산이 한창이었다. 작업자 수십 명이 각 생산라인에서 전투기를 조립하고 있었다. KAI 관계자는 “대한민국 항공산업, 자주 영공 수호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는 공간”이라고 했다. 공장 인근 연구동에선 차세대 미래기술인 우주산업 분야를 연구하는 미래사업부문 직원들이 곳곳에서 치열한 토론을 벌이며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었다.

1999년 설립된 KAI는 국산 항공기 개발을 통해 대한민국 안보와 자주국방 강화에 기여해 왔다. 설립 21년 만에 세계 유수 항공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KAI는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차세대 위성과 발사체 역량을 앞세워 우주산업을 선점할 채비에 나섰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불리는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에도 참여해 2030년 매출 10조원의 아시아 최고 항공우주 종합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초에 도전한 ‘21년 역사’
KAI는 1999년 10월 대우중공업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등 3사가 통합해 출범했다. 당시 국내 항공 제조업은 걸음마 단계였다. 국가 기간산업인 방위산업 육성이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라 ‘빅딜’을 통한 3사 통합이 이뤄졌다.

항공산업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에 뿌리를 내린 KAI가 21년간 걸어온 길은 도전의 역사였다. 최초의 국산 기본훈련기 KT-1부터 T-50 고등훈련기, FA-50 경공격기, KUH-1 수리온 기동헬기 등은 KAI가 개발한 것이다. 누구나 불가능하다고 하던 KF-21 한국형전투기는 지난 4월 시제 1호기 출고식을 통해 세계에 공개됐다. 2001년 정부가 국산 전투기 개발을 공식 선언한 후 20년 만에 거둔 성과다. 2026년까지 모든 시험 단계를 거치면 한국은 자체 기술로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세계 여덟 번째 국가가 된다.

KF-X사업은 2028년까지 8조8000억원이 투입돼 ‘단군 이래 최대 무기개발 사업’으로 불린다. 2001년 3월 김대중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2015년까지 국산 전투기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하며 시작됐다.

소형무장헬기(LAH) 개발 사업은 KAI가 진행 중인 또 다른 핵심 사업이다. LAH는 수리온에 이어 KAI가 개발한 두 번째 국산 헬기다. LAH는 단순히 육군의 노후 항공기를 대체하는 국산 항공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독자 개발한 무장헬기를 통해 자주국방 달성과 기술선진국으로 진입했다는 것을 뜻한다는 게 방산업계의 설명이다.
독보적 위성 개발 역량 보유
KAI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최첨단 기술 확보에 힘쓰고 있다.

지난 2월 우주산업 트렌드 변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뉴스페이스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미래사업부문장을 TF장으로, 전사 전략그룹과 재무그룹 등 사내 역량을 총 결집해 구성했다. KAI의 핵심 역량과 경쟁력을 토대로 사업 다각화를 통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KAI는 1999년 출범 직후부터 다목적 실용위성, 차세대 중형위성, 정지궤도 복합위성 등 다양한 위성 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지난해 8월엔 20기 이상 초소형 위성의 동시 제작이 가능하고, 위성의 설계·제작·조립·시험을 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우주센터를 준공했다.

KAI는 한국형 발사체 조립과 차세대 중형위성 개발을 주관하는 총괄업체다. 차세대 중형위성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공동 개발, 지난 3월 발사에 성공했다. KAI가 제작한 2호 위성은 내년 상반기 발사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2단계 사업 주관을 맡아 3·4·5호 개발부터 발사까지 동시 진행 중이다. 외부 기관과의 협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KAI는 지난 2월 초 차세대 위성 융복합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KAIST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4월엔 서울대와 미래 비행체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2030년 매출 10조원 달성
KAI가 보유하고 있는 또 다른 ‘비밀병기’는 UAM이다. 안현호 KAI 사장은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비행체와 수직 이착륙, 자율 착륙, 전기 추진 등 UAM 관련 핵심 역량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UAM 비행체 개발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자신했다. 안 사장은 “저렴하게, 품질 좋게, 어떤 표준을 갖고 시장에 진입하느냐가 UAM 시장 선점의 관건”이라며 “표준을 누가 주도하느냐 하는 브랜드 경쟁이 될 것”이라고 했다.

KAI는 UAM과 함께 △유·무인 복합체계 △위성·우주 발사체 △항공방산 전자 △시뮬레이션·소프트웨어 등을 미래사업의 5대 축으로 삼을 계획이다. 매출은 지난해 2조8251억원에서 2030년 10조원을 돌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래사업에서 3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항공정비(MRO) 분야는 자회사 한국항공서비스(KAEMS)의 품목 다양화 및 고부가가치화 전략을 추진한다. KAEMS는 2018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정부 지정 항공정비(MRO) 전문기업이다. KAEMS 매출을 2025년 2000억원, 2030년 1조원까지 키울 계획이다. 안 사장은 “세계 36위인 항공우주 기업 순위를 2030년 20위권으로 끌어올려 아시아를 선도하는 일류 항공우주 종합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사천=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