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은 지난 2월 서울 서초동에 수도권 디지털 거점인 BNK디지털센터를  열었다. 김지완 BNK금융 회장(왼쪽 다섯 번째)과 계열사 대표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BNK금융 제공
BNK금융은 지난 2월 서울 서초동에 수도권 디지털 거점인 BNK디지털센터를 열었다. 김지완 BNK금융 회장(왼쪽 다섯 번째)과 계열사 대표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BNK금융 제공
BNK금융지주는 올해 초 디지털 금융 고도화와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위해 서울 서초동에 BNK디지털센터를 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 전환의 골든타임이 더 단축됐다는 판단 아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BNK금융은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는 혁신기술 분야로 인공지능, 클라우드, 디지털 경험, 개방형 혁신 등을 선정하고 디지털센터에 분야별 연구개발팀을 뒀다. 그룹 자체의 디지털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포석이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추진

BNK금융, 비대면 강화…모바일로 주담대·신용대출 받는다
2019년 1월 BNK금융지주는 부산 미음산업단지에 그룹 IT센터를 개설했다. 이 자리에서 김지완 BNK금융 회장은 ‘고객 중심의 디지털금융그룹’ 슬로건과 ‘D4U(Digital for You)’라는 디지털 전략을 발표했다. 계열사 간 협업과 연결을 통해 고객에게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업무 시스템 자동화와 비금융과의 협업 등으로 BNK금융만의 차별화된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BNK금융그룹은 금융서비스의 디지털 전환은 물론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IT 인재 육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전환(DT)을 추진 중이다. 이종 업종과의 협업에도 적극적이다. IT기업에서 배울 게 많다는 게 김 회장의 생각이다. BNK금융은 지난해 말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인공지능(AI)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챗봇, 업무 플랫폼 등에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기술을 도입해 DT를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톡 채널을 활용한 금융상품을 만들고, 중장기적으로 금융 플랫폼과 디지털 금융센터 구축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BNK금융은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통합 고객금융정보 기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지난 1일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BNK캐피탈 등 그룹 계열사 세 곳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구축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쿠콘을 선정했다. 쿠콘은 자산조회, 가계부, 지출관리 등 개인자산관리와 금융상품 추천, 신용관리, 비금융정보 제공 등 다양한 고객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BNK금융은 금융 서비스의 비대면화도 추진 중이다. 예·적금 상품은 물론 영업점 방문 예약 및 해외송금 서비스 등 고객 편의를 위한 디지털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대면 금융서비스 개발

부산은행은 지난 1월 영업점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문 예약 서비스를 선보였다. 부산은행 모바일뱅킹 앱으로 상담 예약과 모바일 번호표 발급 등이 가능하다. 원하는 시간에 영업점을 방문해 편리하게 업무를 볼 수 있다. 직원 입장에서도 고객이 내점하기 전 미리 상담을 준비해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비대면 기술을 활용해 영업점의 효율성과 소비자 편의성을 끌어올리는 시도로 평가된다.

부산은행은 지난달 6일 영업점 방문 없이 모바일뱅킹 앱에서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인 ‘ONE아파트론’도 신규 출시했다. 모바일뱅킹 앱에서 대출을 신청하면, 부산은행 여신영업센터가 대출 심사부터 실행까지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게 특징이다. 주민등록등·초본, 건강보험료 납부확인서, 소득금액증명원 등 필요 서류를 별도로 뗄 필요 없이 스크래핑 방식으로 수집한다. 담보물 설정, 타행 대환을 위한 인감증명서 발급도 전자등기 방식과 전자상환위임장을 이용해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게 특징이다.

BNK신용대출119프로그램도 비대면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상품은 일시적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고객을 대상으로 상환 능력에 맞는 채무 재조정을 통해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유도하는 신용지원 프로그램이다.

부산은행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공략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브랜드 ‘마!이’는 ‘고민 없이 바로 이 상품으로 선택하라!’는 의미와 ‘나의(My) 20대 금융 파트너’라는 중의적 뜻을 담았다. 마!이를 내놓으면서 신상품인 마!이통장도 함께 출시했다. 거래실적 조건 없이 월평균 잔액 100만원까지 연 1.5%의 금리를 제공하는 모바일 전용 입출금 통장으로 모바일뱅킹 이체수수료와 부산은행 자동화기기 출금수수료를 무조건 면제해주는 게 특징이다.

부산은행은 이 통장을 간편결제 앱에 등록한 실적이 있으면 타행 자동화기기 출금 수수료도 월 3회까지 면제해주기로 했다. CGV와 업무 협약을 맺고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신개념 디지털 콘텐츠를 내놓기로 했다.

QR 인증으로 본인 확인

부산은행은 디지털 기반의 혁신금융서비스인 신분증 없는 본인 확인 서비스를 지난 6월 출시했다. 4월엔 신분증 없이 QR코드를 활용한 디지털 실명확인 서비스가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선정됐다. 부산은행은 금융실명법에서 요구하는 실명확인 증표 원본을 고객이 제시하지 않고도 앱 로그인을 통한 본인 인증과 신분증 이미지를 활용한 실명 유효성 확인에 대해 특례를 적용받게 된다. 신분증 없이도 창구 업무가 가능해져 소비자의 편의성이 한층 높아지고, 보안성도 강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남은행도 최근 24시간, 365일 해외 송금이 가능한 앱 기반 서비스를 내놨다. 경남은행 모바일뱅킹 앱에서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미국 달러 기준 5000달러 이하 외화를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다. 경남은행은 개인종합 자산관리 앱 ‘핀셋N’의 대출비교 서비스를 통해 모바일 신용대출 상품도 판매 중이다. 소득 관련 정보를 확인한 뒤 최대 2억5000만원까지 신청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올초에는 성공적인 디지털전환을 위해 본부 부서 기획실무자와 영업점 직원 등 50명을 선발해 경남은행연수원에서 약 10주간 연수를 하기도 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