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삼킨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 "대우건설이 번 돈 한 푼도 안뺀다"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근 선정된 중흥그룹 정창선 회장(사진)이 대우건설의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 회장은 14일 광주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우건설을 살려내기 위해 인수에 나선 것”이라며 “중흥건설을 키운 역량과 경험으로 대우건설을 세계적 회사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뛰어난 기술과 훌륭한 인재를 갖춘 대우건설이 정작 주인이 없어 경영 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인수를 마무리하면 노조와 임원들을 만나 회사를 성장시킬 내 진심을 전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최대주주 KDB인베스트먼트가 중흥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노조가 총파업을 위한 찬반투표에 나서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다. 정 회장의 발언은 노조의 반발을 진정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인수자금에 대해서도 “충분한 여력을 갖춘 만큼 과거 같은 호남 연고 기업인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했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했다. 그는 “7년 전부터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자료 준비 등 단계를 밟아왔다”며 “인수에 성공해도 대우건설은 별도 경영하고 회사로 들어온 돈은 단 한 푼도 외부로 빠져나가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라이벌’로 꼽히는 호반건설이 대한전선 등 이(理)업종 기업 인수에 뛰어든 것에 대해 정 회장은 “내가 잘 알고 자신 있는 것은 건설이고, 건설에만 주력할 계획”이라며 “당분간 다른 업종이나 분야의 인수합병(M&A) 등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우건설을 인수해도 중흥건설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계획은 없다”며 “주식을 팔아 투자받지 않아도 자금이 부족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중흥그룹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15위인 중흥토건과 35위 중흥건설 등 30여 개 주택·건설·토목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2015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고, 올해 자산총액은 9조2070억원 규모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