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12일(10:1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자료=나이스신용평가
자료=나이스신용평가
코로나19 장기화에도 올 상반기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을 잘 방어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저효과와 함께 공급 구조 개선이 이뤄지고 있어 하반기에도 하방 압력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12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정기 평가에서 신용등급이 상승한 기업은 총 12곳, 하락한 기업은 총 23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 기업 14곳, 하락 기업 30곳과 비교하면 상승 기업은 비슷한 수준이고, 하락 기업 수는 감소했다.

올 상반기 등급상하향 배율(상승 개수/하락 개수)은 0.52배로 나타났다. 등급상하향 배율은 2013년 이후 2018년을 제외하면 모두 1배 미만으로 하향 우위의 기조를 보였다. 다만 상승 개수와 하락 개수의 추이는 축소되는 추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와 산업 전반이 충격을 받은 지난해엔 그 차이가 확대됐지만 올 상반기엔 다시 감소했다. 투기 등급의 하락 수가 증가한 반면 투자 등급에서 하락 수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이경화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부터 회복 과정에서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투자 등급 기업들이 산업 내 가치사슬 속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먼저 받은 점과 위기 상황에서 투자·투기 등급 간 재무적 대응능력 차이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주요 업종별 신용도 변화를 보면, 상향 조정은 철강, 석유화학, 해상운송, 건설, 증권, 부동산 신탁, 저축은행에서 이뤄졌고, 하향 조정은 자동차 부품, 발전, 의류, 외식, 레저 등에서 발생했다. 계열별로 보면 주로 SK, 한화, 이랜드그룹에서 신용도가 조정됐다.

SK그룹은 2차전지 등 사업 강화를 위한 투자와 이를 위한 배당 부담이 커진 가운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적이 저하돼 정유·석유화학 부문 계열사의 신용도가 하향 조정됐다. 이에 비해 사업 기반 강화와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진 계열사는 상향 조정됐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부정적' 등급전망을 단 계열사들의 등급 조정이 이뤄졌고, 이랜드그룹은 주력인 패션, 유통, 외식 등이 코로나19의 부정적 여파를 받아 주요 계열사의 신용도가 일제히 하향 조정됐다.

올 6월 말 기준 '긍정적' 등급 전망이 붙어 있거나 상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오른 기업은 총 19개다. '부정적' 등급 전망을 달거나 하향 검토 대상에 오른 기업은 40개다. 개수로만 보면 부정적 전망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 다만 지난해 말과 비교해선 부정적 전망 기업 수가 64개에서 40개로 줄었다.

이 연구위원은 "백신 보급 증가로 코로나19 이전과 유사한 경제 환경으로 복귀하는 과정이 지속될 것"이라며 "대부분의 산업은 회복세가 우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