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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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델타 변이바이러스 확산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진 영향이다.

12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3원 내린 1144.8원에 출발했다. 4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달러화 강세(원·달러 환율 상승)가 완화될 지 주목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지면 원·달러 환율의 상단을 1170원대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주요 선진국의 코로나19 재확산 추세와 이에 따른 경기 우려가 달러화 추가 강세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추가 폭증 여부는 원·달러 환율의 1150원 안착 여부를 결정할 변수로, 이번주 1140~1150원대 등락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지난 9일 원·달러 환율은 1149.1원으로 마감하면서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10월16일(1147.4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된 여파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일 연속 1000명대를 이어가고 있다. 심지어 전날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의 신규 확진자 수는 366명으로, 역대 일요일 기준 최다 기록을 넘어섰다. 3차 대유행이 한창이던 올해 1월3일(329명) 기록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여기에 세계 경제 회복세게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델타 변이바이스가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위안화 절하 가능성도 원·달러 환율의 상단을 높이고 있다. 권희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운용해오던 중국이 이제 완화를 고려하면서 위안화는 절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원화는 위안화가 절하될 때 강한 동조화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의 지준율 인하를 통한 유동성 공급은 원·달러 환율의 고점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대외적으론 미국의 주택시장 버블 재현 우려가 늘면서 중앙은행(Fed)의 출구전략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달러의 추가 강세를 이끄는 요인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델타 변이 감염 확산으로 상향된 경제봉쇄 조치가 얼마나 지속될 지가 환율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Fed의 출구전략 이슈가 국내 요인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면서, 달러 환율은 기존 예상 레인지는 1125~1175원으로 조금 더 높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