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의 여름 가전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여름 가전의 핵심인 에어컨 장사가 5~6월 선선한 날씨로 부진해서다. 여기에 7월 늦은 장마까지 겹쳐 올여름엔 ‘에어컨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유통업계에선 할인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11일 유통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의 2분기 에어컨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가전 양판점 업체는 5~6월 에어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줄었다. 소형 가전 상품군이 많은 이마트 가전 전문점 일렉트로마트는 같은 기간 에어컨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7%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에서도 에어컨을 포함한 전체 가전 매출 증가율이 1~2%대에 그치고 있다.

에어컨은 5~8월이 성수기다. 올해 5~6월은 장사가 신통치 못했다. 5월은 비온 날이 17일로 평년의 2배였고, 6월엔 더운 날이 많지 않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폭염일수는 0.1일로 1973년 이후 여섯 번째로 적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늦은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와 열대야가 찾아와야 에어컨 매출이 확 뛸 것”이라며 “업계에선 장마 후 에어컨 장사에 총력을 기울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에게는 지금이 에어컨을 구매할 적기다. 유통업체들이 이달 들어 일제히 에어컨 할인 행사에 나서고 있어서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달 ‘2021 에어컨 대전’을 열고 에어컨을 사는 소비자에게 최대 현금 75만원을 돌려준다. 전자랜드는 온라인몰에서 브랜드마다 특정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에어컨을 구매하면 최대 10만원짜리 쿠폰을 제공한다.

롯데온은 삼성·LG전자 에어컨 등을 최대 11% 할인한다. LG 에어컨은 구매하면 2주 이내 설치 보장 서비스도 제공한다. 롯데온 관계자는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가격 할인 혜택이 줄고, 에어컨 주문이 밀려 설치하기까지 오래 대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