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준 '창업자금'
5억원까지 증여세 안 내도 된다

'한경무크'로 본 자산가 상속 팁

창업자금으로 증여하면 공제 한도 5억원 적용
일반적인 증여의 경우 10년간 5000만원 공제

창업 후 10명 고용 땐 50억원까지 세율 10%
현금 증여보다 16억 절세
자녀가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증여세를 아낄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똑같은 액수의 재산을 자녀에게 주더라도 ‘창업자금’이라는 명목으로 재산을 증여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내야 하는 세금 부담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만 자녀가 창업한 기업이 10년 내에 폐업하면 절감한 증여세를 다시 토해내야 하는 등 다양한 조건이 걸려 있다. 창업자금증여를 준비한다면 꼼꼼한 사업계획 검토가 필요한 이유다.
자녀에게 준 '창업자금'…5억원까지 증여세 안 내도 된다

공제 한도는 높고, 세율은 낮아
자녀에게 준 '창업자금'…5억원까지 증여세 안 내도 된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지난달 발간한 《김앤장 변호사들이 풀어 쓴 궁금한 상속·증여》에선 이 같은 내용의 ‘창업자금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 제도를 주요한 절세 수단으로 제시한다. 창업자금 증여는 일반적인 증여보다 증여세 공제 한도가 높고, 세율이 낮기 때문이다.

창업자금 지원이 아닌 평범한 증여의 경우 증여세 공제 한도는 성인 자녀 기준 ‘10년간 5000만원’이다. 10년마다 5000만원까지는 증여해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의미다. 5000만원을 넘는 금액에 대해선 1억원까지 10% 세율이 적용된다. △1억원 초과~5억원 이하는 20%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는 30% △10억원 초과~30억원 이하는 40% △30억원 초과는 50%의 세율이 적용된다.

반면 창업자금 지원에 대한 증여세 공제 한도는 5억원이다. 창업자금으로 증여한 재산에 대해선 5억원까지 세금이 한 푼도 부과되지 않는다. 5억원이 넘는 금액에 대해선 30억원까지 10% 세율이 적용된다. 30억원을 넘는 증여재산에 대해선 일반적인 증여와 똑같이 50% 증여세율이 적용된다. 다만 창업한 해에 직원을 10명 이상 새로 고용하면 50억원까지 10% 증여세율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A씨가 50억원의 창업자금을 부모로부터 증여받은 이후 창업해서 직원을 10명 이상 고용했다고 가정하자. A씨가 내야 하는 증여세는 50억원에서 5억원을 공제한 45억원에 10% 세율을 적용한 4억5000만원이다.

만약 A씨가 창업자금 특례 제도를 이용하지 않고 일반적인 방법으로 증여를 받았다면 똑같은 재산을 증여받았더라도 증여세는 20억3500만원에 달한다. 창업자금 증여세 대비 다섯 배에 이르는 세금 부담이다.
나이, 업종 등 요건 고려해야
창업자금 특례제도를 활용하고 싶다면 증여 사실을 과세 당국에 신고할 때 ‘증여재산을 창업자금으로 쓰겠다’는 계획을 밝히면 된다. 다만 신청에 앞서 따져봐야 할 요건이 있다. 일정한 요건에 미치지 못하면 특례제도 적용에서 제외되거나 나중에 아낀 세금을 토해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나이 요건이 있다. 증여받는 자녀는 만 18세 이상이어야 한다. 재산을 자녀에게 주는 부모 역시 만 60세 이상이어야 한다. 물론 부친과 모친이 모두 60세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자녀에게 재산을 주는 실제 증여자의 나이가 만 60세 이상이면 된다.

창업하려는 업종도 따져봐야 한다. 삼겹살 가게 등 일반 음식점 창업은 특례 대상에 해당하지만, 커피숍은 안 된다. 또 전문 서비스업은 가능하지만 변호사업, 변리사업 등은 제외된다. 창업자금 특례를 받을 수 있는 창업 업종은 조세특례제한법 제6조 3항에 자세히 열거돼 있다.

또 자녀는 창업자금을 받은 이후 2년 내 창업해야 하고, 4년 내 창업자금을 모두 창업과 관련한 곳에 써야 한다. 폐업은 창업 이후 10년이 지난 뒤에 해야 혜택이 유지된다. 만약 한 가지라도 지키지 않는다면 창업자금 특례제도로 아낀 세금을 다시 토해내야 하고, 내지 않은 세금에 대한 이자까지 추가로 물어야 한다.

강민정 세무법인 예인 세무사는 “토지·건물 등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인 자산은 창업자금 특례제도를 통해 자녀에게 증여할 수 없다”며 “증여하기 전에 증여 재산의 종류와 창업 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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