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마량항 앞바다 40㏊, 전복 양식어민, 최소 200억 피해 주장
"어찌 이럴 수가"…기록적 폭우에 민물 덮친 해상 전복 양식장
"바닷물 좀 보세요, 육지 웅덩이에 오랫동안 고인 썩은 물빛 아닌가요"
비바람이 몰아치는 7일 낮 12시 전남 강진 마량항에서 1㎞ 떨어진 해역에 있는 해상 전복 가두리 양식장.
사흘 동안 5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강진 마량항 앞바다는 진한 갈색을 띠고 있었다.

육지에서 흘러든 민물이 바닷물과 뒤섞이면서 썩은 웅덩이 물처럼 변해 버린 것이다.

강진군 관계자들과 더불어민주당 김승남 의원 등이 어선을 타고 양식장에 도착하자, 어민들은 전복을 키우는 집인 가두리 한 칸(가로 세로 각각 2.4m)을 어선 위로 올렸다.

입식한 지 2년 정도 된 전복은 꿈틀거림도 없이 활력이 없었다.

평상시 힘을 주고도 떼기가 쉽지 않았던 전복이 배 바닥으로 힘없이 떨어졌다.

강진전복가두리양식협회 회장인 김성호(55)씨는 "폭우로 육지 민물이 바다에 폭포수처럼 끝없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염도가 낮아져 전복이 죽어가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10년째 전복을 키우고 있는데 이런 경우는 없었다고 전했다.

전남수산과학원 강진지소 관계자 등과 어민들이 염도를 측정해보니 전복 생장에 알맞은 염도 26∼30ppt에 훨씬 못 미친 5ppt를 보였다.

"어찌 이럴 수가"…기록적 폭우에 민물 덮친 해상 전복 양식장
어민들은 민물이 유입되면서 염도가 이렇게 낮아져 전복이 죽어가고 있다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어민들은 키우고 있는 전복(400억원 정도)의 절반 정도인 200억 원어치가 죽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식어민 김준(49)씨는 "비는 그치지 않고 내리고 있고 인근 댐에서도 방류가 시작돼 민물이 계속 들어오면서 전복 폐사량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면서 "다가오는 추석 출하는 이미 틀렸다"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행정당국과 정당 관계자들은 피해 어민들을 위한 대책마련을 약속했다.

이승옥 강진군수는 "어민 피해 보상을 위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을 포함해 재난지역 선포 등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김승남 민주당 전남도당 위원장도 "현장에서 본 양식장 피해 규모는 훨씬 심각하다"며 "피해 어민들을 위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당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