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05일(08:1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회계법인들이 오는 9월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는 수습 회계사 채용을 본격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회계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인력수요는 늘었는데, 젊은 회계사들은 사모펀드(PEF) 등 금융사와 일반기업 등으로 대거 빠져나가 회계법인들 간의 채용 경쟁이 치열하다.

5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과 삼정회계법인 EY한영 딜로이트 안진 등 4대 회계법인은 주요 대학을 돌면서 지난달 2차 시험을 마친 회계사 수험생을 대상으로 채용설명회를 열고 채용 일정을 시작했다. 올해 4대 회계법인은 지난해 752명 보다 26.3% 늘어난 95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삼정 300명, 삼일 250명 안진 200명, 한영 200명 등으로 모두 작년(삼정 271명·삼일 221명·안진 90명·한영 170명)보다 많이 뽑는다.

올해 회계사 시험 합격 인원이 1100명 가량으로 예정된 가운데 중소 회계법인들도 대거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어 경쟁이 예상된다. 별산제 로컬 회계법인을 원 펌 체제로 개편하고 급속하게 몸집을 불리고 있는 성현회계법인과 서현회계법인은 수습 회계사 위주로 각각 최대 50명과 30명의 신입 직원을 충원하기로 하고 채용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정기채용에서 각각 24명과 23명의 수습 회계사를 뽑았다. 삼덕회계법인 대주회계법인 신한회계법인 우리회계법인 등 로컬 회계법인들도 본부·팀별로 신입 채용을 실시할 예정이다. 대주회계법인은 지난해 수습회계사 26명을 채용했고, 나머지 법인들도 10명 이상 씩 채용했다.

회계법인들이 채용을 늘리는 것은 신(新)외부감사법 시행 후 감사 업무가 늘어난 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수합병(M&A) 거래가 잇따르며 관련 용역 업무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과중한 업무 부담으로 젊은 인력들의 이탈도 심해져 인력난은 심각한 수준으로 전해졌다. 젊은 회계사들은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을 찾아 공기업이나 중소형 회계법인으로 옮기거나 돈이 몰리는 스타트업과 PEF로 꿈을 찾아 떠나고 있다. 대형회계법인 관계자는 "채용 설명회에서도 예전엔 회계사로서의 전문성 등 성장 가능성을 홍보했으나 최근엔 삶과 일의 균형을 배려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전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