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한 대중골프장에서 6일 티오프를 앞둔 골퍼들을 태우기 위해 카트가 대기하고 있다. 골프장에 이용자가 몰리면서 평일에도 예약을 잡기 힘든 ‘슈퍼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신경훈  기자
수도권의 한 대중골프장에서 6일 티오프를 앞둔 골퍼들을 태우기 위해 카트가 대기하고 있다. 골프장에 이용자가 몰리면서 평일에도 예약을 잡기 힘든 ‘슈퍼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신경훈 기자
골프산업이 유례없는 호황 국면에 접어들자 경제 주체들 사이에 ‘정점 논쟁’이 불붙었다. 골프 인구가 지난해 40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전성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한쪽에선 코로나19에 따른 ‘반짝 효과일 뿐’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관련 분야 진출과 투자를 준비 중인 기업들은 한껏 달아오른 골프산업을 보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숫자’만 놓고 보면 국내 골프산업은 가파른 성장곡선에 올라타 있다. 지난해 1회 이상 골프장을 찾아 라운드한 골프 인구는 637만 명으로 최근 3년간 35.8% 증가했다. 연간 누적으로는 4371만 명에 달한다. 국민 10명 중 1명이 지난 1년간 평균 7회 정도 라운드한 셈이다. 2010년대 들어 매년 4조~5조원에 머물던 국내 골프장 매출은 지난해 단숨에 7조원대로 올라섰다.

덩달아 관련 산업도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일반 의류를 제조하던 회사들이 잇달아 골프웨어에 뛰어들고 있다.

전망은 엇갈린다. 골프 호황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사람들은 그 근거로 ‘신(新)수요층’을 들고 있다. 최근 골프에 빠져든 2030세대를 의미한다. 2017년 70만 명이던 30대 이하 골프 인구는 매년 급증해 지난해 100만 명을 넘어섰다. 20·30대 여성 증가율은 세대별·연령별 증가율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골프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놀이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코로나 국면이 회복된 이후 국내 골프 특수는 한풀 꺾일 수밖에 없다고 보는 전문가도 많다. 무엇보다 해외여행이 본격화하고 저렴한 골프 라운드가 가능해지면 국내 골프 수요는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전 해외로 나간 골프 여행객은 연간 300만 명에 육박했다. 여기에 건설 중인 골프장이 21곳에 달하는 등 공급도 꾸준히 늘고 있다. 삼정KPMG 관계자는 “2023년을 전후로 골프 인구는 소폭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며 “골프장별로 서비스 경쟁력과 접근성 등에 따라 경영성과가 차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지혜/조희찬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