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곡물·친환경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나서
'상사' 떼는 종합상사들…신성장 사업 본격 확장
종합상사 기업들이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기존 사업 일부를 정리하고 렌털, 곡물, 친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사업을 확대하며 미래 성장동력을 키우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내년 6월 30일부로 철강 트레이딩 사업을 종료하기로 의결했다.

1970년대 말부터 사업을 시작한 지 40여 년 만이다.

SK네트웍스 측은 "제조사의 직거래 물량 증가에 따라 당사의 역할이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데다, 시황 변동 리스크 등 환경을 고려해 더욱 빠른 신성장 사업 중심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SK네트웍스는 일찌감치 일반적인 종합상사와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

2009년 렌터카 사업에 뛰어든 뒤 2018년 9월 AJ렌터카를 인수해 SK렌터카로 통합했다.

2016년에는 동양매직 지분 100%를 인수해 SK매직으로 사명을 바꿔 자회사로 편입했다.

종합렌털기업으로 변화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작은 사업은 빠르게 정리했다.

2016년 면세점 사업을 접은 데 이어 2017년 패션사업 부문을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 계열사인 한섬에 양도했다.

액화석유가스(LPG) 유통 등 에너지 사업도 정리했으며, 작년에는 보유 중이던 전국 300여개 주유소를 현대오일뱅크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2월 홈케어와 모빌리티 렌털을 축으로 '사업형 투자사'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자체 사업을 하면서 지분투자 등을 통해 인수한 사업도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상사' 떼는 종합상사들…신성장 사업 본격 확장
다른 종합상사들도 신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철강, 에너지와 함께 식량을 3대 핵심사업으로 선정해 집중 육성 중이다.

2019년 9월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에 연간 250만t 규모의 곡물수출터미널을 준공해 유럽연합(EU)과 중동·북아프리카 및 아시아 지역에 옥수수, 밀 등 곡물을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의 곡물 교역량은 2015년 84만t에서 지난해 약 800만t으로 늘었다.

올해는 작년 대비 약 13% 증가한 900만t, 2022년에는 1천만t 거래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전기차 부품 시장의 가파른 성장에 발맞춰 핵심 부품인 구동모터코아 생산도 확대한다.

연간 66만대인 국내 생산능력을 2025년까지 연간 200만대로 늘린다는 목표다.

LX인터내셔널(옛 LG상사)은 친환경, 헬스케어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회사 측은 니켈, 리튬 등 이차전지의 원료가 되는 미래 유망 광물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기로 했다.

아울러 수력 발전 등 해외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비롯해 탄소배출권, 폐기물·폐배터리 처리 등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방침이다.

바이러스 진단키트 등 의료기기 트레이딩으로 진입한 헬스케어 사업은 웰니스(Wellness) 분야로 영역 확대를 검토한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전 세계적인 저탄소·친환경 기조에 발맞춰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비롯해 이차전지 소재 공급 등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중이다.

지난해 탈(脫)석탄 선언을 한 데 이어 신재생 선진 시장인 북미를 중심으로 태양광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등 새로운 시장 진출도 모색한다.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는 구리, 코발트 등 주요 소재의 트레이딩 사업과 전기차 배터리 리사이클링에서 회수한 니켈과 코발트를 이차전지 제조사에 공급하는 사업에 주력한다.

현대코퍼레이션(옛 현대종합상사)은 지난 3월 45년 만에 사명을 바꾸고 사업모델 다각화에 나섰다.

차량용 부품 제조, 신재생에너지, F&B(식음료), 유통, 물류는 물론 전기차 부품 제조, 친환경 소재 및 복합소재,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을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상사' 떼는 종합상사들…신성장 사업 본격 확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