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큐셀 연구원들이 원자재 품질 공정을 점검하고 있다. /한화 제공
한화큐셀 연구원들이 원자재 품질 공정을 점검하고 있다. /한화 제공
한화그룹은 글로벌 그린에너지 시장을 노리고 있다. 기존 태양광 사업을 확장하고 그린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 모빌리티, 항공우주, 그린수소 에너지, 디지털 금융 솔루션 등 신규 사업에서도 세계를 상대로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화는 이를 위해 태양광·수소 관련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 인재 영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5년간 9조원을 관련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유상증자와 녹색채권(ESG) 발행에 나섰다. 산업은행과도 협력 중이다. 지난 5월 ‘그린에너지 육성 산업·금융 협력 프로그램’ 협약을 체결했다. 산업은행은 태양광,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한화그룹에 5년간 최대 5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게 된다.

당면 과제는 태양광 사업의 확장이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부문인 한화큐셀은 지난해 미국 주거용과 상업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모두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기관인 우드맥킨지가 최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지난해 미국 주거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24.8%의 점유율로,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상업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도 전년 대비 5%포인트 상승한 19.1%의 점유율로 2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한화큐셀은 모듈 사업에서 벗어나 정보기술(IT) 기반의 차별화된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세계 최초로 차세대 고효율 태양광 모듈 ‘페로브스카이트 탠덤셀’ 양산도 계획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에서 태양광 발전소를 개발·건설·운영하는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적극 투자해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인 그로잉에너지랩스(GELI) 인수를 통해 전력 소비 패턴 관련 데이터를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해 잉여 전력을 통합 판매하는 분산형 발전 기반의 가상발전소(VPP)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수소 분야에선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 분야에 투자한다. 수전해 기술을 통한 그린수소 생산, 저장 및 유통, 충전 등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한화솔루션 수소기술연구센터는 전력 소모가 많은 기존 수전해 기술의 단점을 보완한 차세대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기술(AEMEC)’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고압탱크 업체 시마론을 인수해 수소탱크 부문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한화종합화학은 가스터빈 성능 개선 및 수소혼소 개조 기술을 보유한 미국 PSM과 네덜란드 ATH를 최근 인수했다. 수소혼소 가스터빈 개발과 실증을 통해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친환경 민자 발전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한화에너지는 지난 1월 프랑스 석유기업 토탈과 손잡고 미국에 신재생에너지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한화에너지와 토탈은 합작회사(JV) 설립을 통해 미국에서 태양광 사업 개발과 운영을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