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어린이와 청소년도 스마트폰으로 송금·결제·저축부터 기부, 주식투자까지 다양한 금융 활동을 직접 해볼 수 있는 플랫폼을 내놨다. 만 14세 미만 어린이도 이용할 수 있는 금융 앱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 세대를 뜻하는 이른바 ‘Z세대’를 겨냥했다.

29일 하나은행은 Z세대를 위한 체험형 금융 플랫폼 ‘아이부자’ 앱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자녀 회원과 부모 회원이 앱을 통해 용돈을 주고받으며 다양한 금융 활동을 함께 체험하는 플랫폼이다.

하나은행 계좌가 없어도 본인 명의의 휴대폰 인증만 할 수 있으면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만 14세 미만 어린이와 청소년도 부모의 휴대폰 동의를 통해 간단한 인증만 하면 돼 사용자 범위가 대폭 넓어졌다. 지난해 카카오뱅크가 최초로 ‘10대 전용’을 내걸고 출시한 선불전자지급수단 ‘카카오뱅크 미니’도 만 14~18세로 가입이 한정됐다.

자녀와 부모 회원이 각자 휴대폰에 아이부자 앱을 설치하고 서로를 초대해 수락하면 ‘활동 가족’이 된다. 부모 회원은 만 19세 이상이면 등록할 수 있다. 자녀 회원의 부모가 아니어도 친척, 선생님 등 누구나 가능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자녀 회원과 부모 회원의 상호 작용을 필수 요소로 해 금융 교육 효과를 배가했다”고 설명했다.

자녀 회원은 이 앱을 통해 부모 회원으로부터 용돈을 받는 것은 물론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 수도 있다. 집안일 돕기, 강아지 목욕시키기처럼 함께 정한 알바를 자녀 회원이 완료하고 인증샷을 찍어보내면 약속된 용돈을 받는 식이다.

이렇게 모은 돈은 모바일 결제, 송금, 출금 등으로 자녀 회원이 자유롭게 쓸 수 있다. 결제의 경우 현재는 모바일 제로페이만 쓸 수 있지만 향후 체크카드와 연계하는 등 다양한 지급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출금은 하나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수수료 없이 최대 30만원까지 가능하다.

부모 회원과 함께 주식투자를 체험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자녀 회원은 ‘매매 조르기’를 통해 부모 회원에게 주식 매입·매도를 요청할 수 있고 함께 계좌를 보며 수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