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들이 미술품 전시뿐 아니라 판매까지 하는 ‘아트 마케팅’에 본격 뛰어들고 있다. 체험형 콘텐츠로 제격인 데다 코로나19 이후 미술품 시장이 호황을 맞으며 수요층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로까지 확산되고 있어서다.

롯데백화점은 미술품 판매 사업을 본격 시작한다고 28일 밝혔다. 고가 미술품 판매전 ‘아트 롯데’를 연 2회로 정례화한다. 본점과 잠실점의 명품관 에비뉴엘, 인천터미널점, 광주점, 광복점 등 다섯 곳에서 전시 중심으로 운영하던 오프라인 갤러리가 판매 공간이 된다. 제1회 아트 롯데는 이달 29일부터 본점 에비뉴엘에서, 다음달 1일부터 잠실점 에비뉴엘에서 열린다. 이우환, 박서보 등 유명 화가들의 작품 60여 점이 출품된다.

롯데백화점은 갤러리 전담 조직을 새로 꾸리고 전문인력을 올해 안에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롯데몰 광명점 등에 미술품 렌털숍 ‘갤러리K’ 매장 등을 입점시켜 운영한 적은 있지만 직접 판매 사업에 뛰어드는 건 처음이다.

코로나19로 유동자금이 미술품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데다 젊은 층도 미술품 매매에 관심을 보이는 등 넓어진 수요층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미술품 옆에 있는 의류와 명품을 예술작품처럼 느끼고, 미술품은 감상뿐 아니라 구매할 수 있는 상품으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한발 앞서 아트 마케팅을 시작했다. 본점과 강남점, 광주, 대구, 센텀시티점 등에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강남점 3층 해외패션관에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예술작품 120여 점을 채웠다. 전문 큐레이터가 상주하며 전시 및 구매를 돕는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부터 연 2회 판교점에서 예술품을 전시 및 판매하는 행사 ‘판교 아트 뮤지엄’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데이비드 호크니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였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