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만 지원금 준다는데…월급 500만원 맞벌이는 탈락?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소득 하위 70~90%까지만 선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민 지원금 대신 필요한 계층에 좀 더 집중적으로 지원해야한다는 정부의 주장이 반영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무엇을 기준으로 대상을 가려낼지는 미지수다. 나는 과연 소득 하위 70~90% 안에 들어가 지원금을 받을 수 있을까.
하위 80% 소득은 975만원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중위소득은 월 487만6290원(4인가족 기준)이다. 중위소득이란 우리나라 전 가구의 소득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값이다. 여기에 각종 보정치를 반영해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결정하는 것이 기준 중위소득이다. 소득 상하위 모두 50%에 해당하는 값이다.

소득 하위 80%는 중위소득 200%와 분포가 같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하위 80%에 해당하는 소득은 975만2580원으로 계산된다. 1인가구는 365만5662원, 2인 가구는 617만6158원, 3인 가구는 796만7900원이다. 소득 하위 90%에게 지급하는 방안이 추진된다면 이에 해당하는 금액은 4인 가족 기준 1462만8870원으로 높아진다.

소득 하위 80% 안이 관철될 경우 부부의 월급 합계가 975만원을 넘지 않으면 지원금 대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 여기에서 사용된 소득의 개념은 근로소득과 이자소득, 사업소득, 이전소득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원금 지급 과정에서 건강보험료 납입액을 기준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하위 80%에 해당하는 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은 직장가입자가 37만6159원, 지역가입자가 41만6108원이다.
2억 집 가진 자영업자 탈락, 강남사는 회사원은 받는다?
문제는 건보료를 기준으로 삼을 경우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간의 불평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영업자, 은퇴자 등 지역가입자는 직장가입자와 달리 재산에 대해서도 보험료를 물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소득은 적지만 부동산이 있다는 이유로 건보료를 꽤 내는 지역가입자가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공시가격 약 2억원 아파트를 보유하고 조그만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자영업 1인 가구는 한푼도 벌지 않아도 14만7000원의 건보료를 내야한다. 소득 하위 80%에 해당하는 1인 지역가입자 기준(12만8099원)을 넘어선다. 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탈락할 수 있는 것이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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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직장가입자는 건보료를 계산할 때 주택을 포함하지 않는다. 강남에서 수십억대 아파트를 보유한 경우에도 건보료에 따른 기준에선 80% 이내에 들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논란은 앞서 작년 4월 1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추진할 때도 동일하게 불거졌다. 당시 정부는 소득 하위 70%(중위소득 150%)에게만 재난지원금을 주려고 했다. 건보료 등을 기준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각 가구의 자산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지에 대해선 뾰족한 방법을 찾기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등의 과세정보를 이용하고, 재산을 간소화해 반영하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조사에 수개월이 걸린다는 이유 등으로 무산됐다. 정치권에서 총선 전 지급을 추진하면서 각종 기준을 없애고 전국민에게 모두 지급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에는 선거까지 상당 시일이 남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기준을 마련해 대상자를 가려내자는 주장이 통하고 있는 것 같다"며 "선거 직전 돈을 지급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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