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은 불참
≪이 기사는 06월25일(14:3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 대우건설 본사. / 사진=연합뉴스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 대우건설 본사. / 사진=연합뉴스

대우건설 인수전이 국내 건설사와 시행사간 2파전으로 치러진다. 매각이 성사되면 대우건설은 11년 만에 새 주인을 찾게 된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와 매각주관사 BOA메릴린치가 이날 실시한 본입찰에 DS네트워크 컨소시엄과 중흥건설 등이 참여했다. DS네트워크 컨소시엄은 건설 시행사인 DS네트워크와 국내 사모펀드(PEF)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인프라 투자사 IPM 등으로 구성됐다. 재인수 도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호반건설은 이번 본입찰에 불참했다. 매각대상은 KDBI가 보유한 지분 50.75%이다. 매각 측은 이르면 내주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유력 후보로는 중흥건설이 거론된다. 정창선 중흥건설그룹 회장의 의지가 강하다. 정 회장은 지난해 초 3년 내에 대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재계 20위권에 진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 단숨에 전국구 건설사로 도약할 수 있다. 재계 순위도 껑충 뛴다. 중흥그룹은 올해 자산총액 9조2070억원으로 재계 47위다. 대우건설을 합하면 자산총액이 19조540억원으로 증가해 서열 20위권에 오르게 된다.

DS컨소시엄의 의지도 만만치 않다. DS네트웍스는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사업장의 시행을 여러 차례 맡아 대우건설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덩치가 작은 만큼 재무적 투자자 스카이레이크와 IPM을 끌여들여 실탄도 충분히 확보했다. 회사 모두 자금 조달 준비를 마쳤다. 중흥건설은 KB증권에서, DS 컨소는 우리은행에서 각각 인수금융 투자확약서(LOC)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2조원대 초반 수준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 호반건설이 인수하려고 했던 금액 1억6200억원보다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 실적이 크게 개선된데다 인수 후보들의 의지도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매출 8조1367억원, 영업이익 558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 2조2914억원, 영업이익 2533억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기도 했다. 4분기 영업이익만 보면 업계 1, 2위인 삼성물산(1350억원)과 현대건설(899억원)을 추월했다.

이번 매각은 성사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KDBI는 매각 불발 사태를 재연하지 않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이번에 우협에 선정된 업체는 500억원의 이행보증금을 내야 한다. 추후 인수를 포기하더라도 이 금액은 돌려받을 수 없다. 적지 않은 금액인 만큼 인수 후보로서는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

매각이 성사되면 대우건설은 세 번째 새 주인을 맞게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국내 건설업계 1세대 명가로 꼽혔지만 1999년 그룹 해체 이후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2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1년 만에 회생에 성공했다. 이후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인수했으나 3년 만에 다시 매물로 내놨다. 금호가 6조4000억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감당하지 못해서다. 대우건설은 2011년 결국 국책은행인 산은으로 넘어갔다. 산은은 2017년 공개 매각을 통해 호반건설을 우협으로 선정했으나 대우건설의 해외사업장 부실이 뒤늦게 드러나 호반 측이 인수를 철회했다. 산은은 당시 ‘서둘러 매각에 나섰다’는 매각 실패 책임론에 시달렸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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