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ESG 클럽 월례포럼
올해가 CDP·TCFD의 원년...살아남기 위해서는 환경 경영 내재화 필요
대한민국 ESG경영포럼이 주최하는 ‘대한민국 ESG클럽’ 월례 포럼이 6월 23일 롯데호텔에서 진행됐다. 이번 포럼에는 송형석 한경 ESG팀장, 서현정 ERM코리아 대표, 이명환 IBS컨설팅 대표가 연사로 참여했다. 이번 포럼은 주목할 만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뉴스 브리핑, 기업의 환경 경영 전략과 사례에 대한 특강, 6월 중 진행됐던 ‘2021년 공공부문 대한민국 ESG 경영대상’ 시상식 중 공공부문 평가에 대한 설명으로 구성됐다.

IT 산업도 탄소배출량 줄이기 위해 재생에너지 도입 필수

ERM코리아는 이번 포럼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기후변화 대응 사례와 성과를 소개하고 한국 기업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접근법을 제공했다. ERM의 자회사인 서스테이너빌리티연구소가 글로벌 기후 전문가 5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 중 기후 리더십 1위 기업은 유니레버였다.

서 대표는 “2010년 이전에는 BP, 제너럴모터스(GM)와 같은 전통 기업이 기후 선도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2010년대 초반으로 오면 유니레버, 파타고니아, 테슬라 등 선도 기업의 업종이 다양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궁극적으로 기후 행동을 내재화시키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을 드러내는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문가들이 꼽은 기후 행동의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첫 번째가 재생에너지 적용, 두 번째가 과학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BTi)의 적용이었다. 기후변화 대응책으로 탄소중립을 최소 2030년까지는 이뤄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대응이 늦는 기업은 평판 문제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재무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에 직면할 수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에너지전환포럼에서 발표한 2015~2018년 평균 탄소배출량을 보면 철강(32.3%), 석유화학(17.2%), 시멘트(14.2%)와 같은 전통 산업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도체(4.5%), 디스플레이(3.6%) 같은정보기술( IT) 산업은 비교적 적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뉴욕대 AI 나우 연구소가 2019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IT 산업의 탄소배출량은 과거 10여 년에 비해 이미 약 2배 증가한 수치다.

IT 산업의 탄소배출량 중 70%는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다. 인공지능(AI) 역시 탄소 배출의 원인 중 하나다. 자연어 처리를 위한 AI 모델 하나를 제작하는 데 약 272톤의 탄소가 배출된다. 5세대(5G) 네트워크 도입으로 늘어난 트래픽은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확대되는 IT 산업과 함께 각종 스마트 디바이스·데이터센터·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이 이대로 유지될 경우 IT 산업의 전체 탄소배출량은 현재 시멘트 산업에서 배출하는 탄소량(14%)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기후 대응 선도 기업 구글, 공급망 전체에 ESG 내재화

서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구글을 선도 기업으로 제시하고 국내 기업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요소를 소개했다. 구글은 창사 이래로 지속적인 ‘지속 가능성 이니셔티브’를 실행하고 있는 테크 기업이다. 특히 구글은 설립 이래 배출한 모든 탄소를 상쇄했으며 2030년까지는 에너지 공급원을 모두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목표를 실행 중이다. 그 목표에는 5기가와트시(GWh)에 해당하는 새로운 탄소중립 에너지를 개발함과 동시에 500개 도시와 지역 정부가 매년 1기가톤(Gt)의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포함됐다.

또한 구글은 공급망 전체를 관리하기 위한 다섯 가지 전략을 세웠다. 효율적인 데이터센터 설계, 탄소중립 에너지 사용, 지속 가능한 작업 공간 조성, 장치 및 서비스 구축, 사용자 신기술 제공 등이 그 세부 내용이다. 구글은 모든 데이터센터에 고성능 서버를 장착하고 머신러닝을 활용해 데이터센터의 냉각 최적화를 자동으로 지원한다. 사용 에너지의 30%를 줄일 수 있는 방식이다.

또한 100%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운영하는 자사 시설과 건물의 그린 빌딩 인증, 구글 어스 엔진으로 삼림 파괴 현장을 찾을 수 있는 서비스, 구글 맵에 포함된 탄소 배출 최소 루트 서비스 등으로 구체적인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투자자뿐만 아니라 직원과의 연계도 적극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올해가 CDP·TCFD의 원년...살아남기 위해서는 환경 경영 내재화 필요
2021 국내 ESG 대응 키워드는 ‘CDP’와 ‘TCFD’

서 대표는 올해 하반기 국내 ESG 주요 키워드는 탄소공개프로젝트(CDP)와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태스크포스(TCFD)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아직 국내에서는 환경(E)의 영향력이 크고 경영 전체에 ESG 내재화가 비교적 더딘 점을 고려하면 올해까지도 주요 이슈는 환경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CDP의 경우 ESG 평가 프레임워크 간의 연관성이 가장 높다. 서 대표는 “ESG 평가기관과 프레임워크는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경우가 많다”며 “먼저 CDP에 가입 후 주기적으로 대응하며, 환경(E) 항목을 개선한다면 ESG 관리 전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제시된 것은 TCFD다. 정보 공개 요구 사항으로는 ‘기후 변화 관련 위험과 기회에 대한 평가와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이 누구인가(지배구조)’, ‘사업 전략과 재무 계획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변화 위험과 기회는 어떻게 반영하는가(경영 전략)’, ‘기후 변화 관련 위험을 어떻게 파악하고 관리하는가(위험 관리)’, ‘기후변화 위험과 기회를 평가하는 데 사용하는 지표와 목표는 무엇인가(지표·목표 설정)’ 등이 포함된다. 서 대표는 올해가 국내 기업 및 투자자들의 TCFD 내재화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국내 기업은 환경(E) 분야의 탐구가 아직 이사회 수준의 기후변화 대응, 위험평가 절차 마련, 탄소배출량 측정 등 도입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안정적인 경영 통합과 투자 기반 마련 등의 경영 내재화를 위해서는 기업의 사업 가치사슬 전반적에서 환경 경영 실천을 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RM은 투자자와 기업을 대상으로 ESG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는 세계 최대 지속 가능성 컨설팅사다. ERM 코리아는 각종 글로벌 지속 가능 규범을 구축하는 데 참여한 경험을 토대로 국내 기업의 ESG 내재화를 지원한다.

다음 월례 포럼은 7월 21일로 예정돼 있으며 상생과 사회적 가치 혁신을 위한 기업 경영 전략, ESG 이슈를 주제로 나석권 사회적 가치연구원장, 문두철 한경 ESG 자문위원 겸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부원장이 특강에 나선다.

조수빈 기자 subin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