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삼호중공업
사진=현대삼호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이 'A급 기업'으로 다시 올라섰다. 국내 신용평가사 중 나이스신용평가가 처음으로 현대삼호중공업의 신용등급을 올리면서다. 다만 'A급 기업'에 걸맞는 재무상태인지에 대해선 시장 의견이 갈리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4일 현대삼호중공업의 선순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로 평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18년 현대삼호중공업의 신용등급으로 BBB+를 부여한 뒤 3년 가까이 평가를 하지 않았다. 공백기 동안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삼호중공업의 신용등급으로 BBB+를 부여해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영업수익성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2017년 이후 신규 수주가 증가하면서 수주 잔고가 회복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1998년 설립된 조선사다. 2002년 현대중공업 계열로 편입됐다. 올 3월 말 기준 한국조선해양이 지분 80.5%를 갖고 있다. 조선 업황 침체로 신규 수주가 줄면서 2017년 말 기준으로 수주 잔고가 3조5000억원으로 위축됐다. 하지만 올 3월 말 기준으로는 8조1000억원으로 회복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코로나19 백신 배포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로 중단기 조선업 발주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며 "올 상반기엔 물동량 증가, 해상운임 상승으로 인해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양호한 수주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절대적인 영업수익성은 낮은 편이다. 올 1분기 매출 대비 이자·세금 차감 전 이익(EBIT)은 1.5%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엔 0.4%였다. 올 들어 주요 원재료인 강재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데다 신조선가 상승은 상대적으로 더디게 나타나고 있어 영업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수익성 개선 폭이 크지 않은 가운데 운전자금 부담이 가중돼 잉여현금흐름 적자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2019년 이후 매출 회복에 따라 운전자금 부담이 늘어 차입금이 증가해 재무안정성이 나빠졌다"며 "시장에서 A- 신용등급에 공감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올 3월 말 기준 현대삼호중공업의 총차입금은 1조2474억원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이 기사는 06월24일(11:5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