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월 시베리아 교차감염 통해 10월 이후 유입 가능성…"가금농장 방역 점검 철저"
올해 상반기 유럽 고병원성 AI 발생 작년 40배…"유입 우려 커"
올해 상반기 유럽의 야생조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배가량 늘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6월 유럽의 야생조류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가 1천45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26건의 40.2배에 달했다고 23일 밝혔다.

유럽의 철새 이동권과 우리나라 철새 이동권은 시베리아에서 일부 겹치기 때문에 유럽에서 유행한 고병원성 AI가 6∼8월께 시베리아에서 모인 철새 간의 교차감염을 통해 오는 10월 이후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정부는 예상했다.

유럽에서 발생한 AI 유형도 다양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유럽에서 확인된 고병원성 AI 유형은 H5N8형뿐이었지만, 올해는 H5N8형 외에도 H5N1형과 H5N5형 등이 함께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에서 H5N8형과 H5N6형이 같이 발생했던 2016∼2017년의 경우 장기간에 걸쳐 가장 큰 규모로 AI가 확산한 바 있다.

더욱이 이번에 유럽에서 나타난 H5N1형의 경우, 독성이 강하고 닭 폐사율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농식품부는 시베리아에서 교차 감염된 철새가 국내로 유입되면 여러 유형의 AI가 한꺼번에 발생한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사전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유럽은 물론 우리나라와 같은 철새 이동권에 속한 아시아 국가의 AI 발생 상황을 함께 모니터링하고, 국내 유입 가능성 등 위험도를 분석해 가금농가 등에 제공할 방침이다.

해외에서 겨울 철새가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전 농장 현장의 방역상 미비 사항을 보완하기 위해 이달부터는 전국 가금농장 약 4천500여호를 현장점검 중이다.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는 유형에 대해서는 신속한 검사·예찰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검사 관련 기관의 정도관리(결과의 정확성을 위해 각 과정을 기술적·통계적으로 관리하는 일련의 작업)를 시행한다.

농식품부 박병홍 차관보는 "유럽에서 발생 중인 고병원성 AI가 겨울 철새를 통해 국내로 유입될 수 있는 상황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경각심을 갖고 사전 예방조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