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윗을 ‘재료’로 시가총액이 100조원을 돌파했던 도지코인은 30조원까지 주저앉았다. 가격도 800원대에서 250원으로 3분의 1토막 났다.

은성수 "코인 무더기 상장폐지, 당국이 어떻게 할 수 없다"
23일 업비트에 따르면 도지코인은 이날 오후 3시 250원으로 이틀 전인 21일 331원(0시 기준)보다 27.4% 하락했다. 고점을 기록한 지난달 7일(823원) 대비 70.3% 줄어든 것이다. 도지코인 시가총액은 지난달 8일 106조1446억원에서 이날 오후 3시 32조1912억원으로 74조원 증발했다. 이더리움클래식이 같은 기간 68.6% 급락한 것을 비롯해 비트코인캐시(-66.6%), 비트코인에스브이(-68.1%) 등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아류작’도 급락을 피해 가지 못했다.

당분간 알트코인의 추락은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투자회사인 그레이스케일의 창업자 배리 실버트는 지난 15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중 99%가 과대 평가됐다”고 경고했다. 암호화폐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은 숫자로도 나타나고 있다. 암호화폐 정보회사 코인셰어스에 따르면 전체 암호화폐 관련 투자상품에서 지난 20일까지 3주 연속으로 총 7900만달러의 자금이 유출됐다. 2018년 2월 7주 연속 자금이 유출된 이후 가장 긴 약세장이다. 머스크가 전날 트위터로 도지코인의 전송 수수료 인하에 대해 “중요한 개선 사항”이라며 재차 도지코인 띄우기에 나섰지만 별다른 변수가 되지 못하는 모양새다.

변동성도 날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투자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도지코인은 21일 하루에만 35.6% 급락했다가 이틀간 13.1% 반등했다. 이더리움클래식도 21일부터 22일까지 28.9% 내렸다가 다시 7% 가까이 오르는 등 큰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내 암호화폐거래소들이 최근 코인 상장폐지를 진행한 것과 관련해 “암호화폐의 가격변동과 거래정지까지 (금융당국이) 어떻게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자들이) 사적으로 권리구제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은 위원장은 코인 시장 과열 현상을 두고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며 암호화폐거래소 폐쇄 가능성을 언급한 과거 발언도 해명했다. 그는 “표현이 과격해 논란이 있었다”며 “(거래소가) 가상자산 사업자로 등록이 안 되면 코인이 휴지조각이 될 수 있으니 위험을 미리 말씀드려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박진우/오형주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