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 前 노동부 장관
"문재인 정부, 균형감 잃은 노동정책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위협"

민간 싱크탱크 '일자리연대' 출범
학계·법조계 등 인사 50여명 참가
"일자리 문제 실질적 대안 제시"
김대환 일자리연대 상임대표(가운데)가 2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일자리연대 창립식에서 창립선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김 상임대표, 황의선 포도주포럼 대표, 김기석 서울대 명예교수. /신경훈 기자

김대환 일자리연대 상임대표(가운데)가 2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일자리연대 창립식에서 창립선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김 상임대표, 황의선 포도주포럼 대표, 김기석 서울대 명예교수. /신경훈 기자

“반(反)기업 정서에 기초해 포퓰리즘 정책으로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리라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와 다를 바 없습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대환 인하대 명예교수는 23일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일자리연대’ 창립 기자회견을 열고 “복지와 분배를 겨냥한 무분별한 현금 살포와 규제 강화는 일자리 감소를 재촉할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일자리연대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일자리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관(官)계와 학계, 법조계, 청년단체 등이 모여 만든 일종의 민간 싱크탱크다. 김 명예교수와 김기석 서울대 명예교수,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황의선 포도주포럼(청년단체) 대표 등 4명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창립 발기인으로는 전문가 등 50여 명이 참여했다. 일자리연대는 특정 정파에 치우치지 않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김 명예교수는 이날 창립선언문 낭독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일자리 전망이 어두워진 것은 기술 진보와 인구 구조의 변화 때문만이 아니다”며 “정부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한다면서 천문학적인 재정만 쏟아부었을 뿐, 급변하는 대내외적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구조 개혁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 명예교수는 정부의 노조 편향적 고용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노동 시장 전체를 보지 않고 노조 요구에 일방적으로 끌려온 균형감 잃은 정책이 이제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마저 위협하며 일자리 문제의 복원력을 상실하게 만들었다”며 “대기업과 공공 부문 정규직은 기득권의 철옹성을 쌓아가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물론 노동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청년들은 주변부로 밀려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자리연대는 청년실업 등 복합적인 일자리 문제의 해결책으로 규제 철폐와 노동개혁을 제안했다. 김 명예교수는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고 기업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야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고 시장이 활력을 되찾아 일자리 창출을 선도할 산업 생태계가 조성된다”며 “(지금은) 노동시장의 유연·안정화를 위한 노동개혁을 추진함으로써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의 기틀을 마련할 때”라고 했다.

일자리연대는 또 직업교육을 평생학습 체계로 다원화·상시화하고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고용 문제는 경제와 교육, 노동, 복지 정책과 분리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일자리연대는 이날 창립선언에 이어 ‘대한민국 일자리 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문재인 정부가 고용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반시장 정책으로 인해 일자리 생태계가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시장을 부정하면 안 된다는 비판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동배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 정부의 반시장적 고용 정책의 대표적 사례로 ‘비정규직 제로(0)’ 정책을 들었다. 김 교수는 “정부는 비정규직이 왜 늘어났는지 먼저 살피는 데는 눈 감고 일률적으로 비정규직을 아예 없애라고만 했다”며 “과연 이게 맞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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