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고령층이 무급 가사노동의 27.5%를 담당해 최초로 30대를 추월했다. 남성 가사노동 평가액은 10년 전 대비 두 배 늘었지만 여전히 전체 무급 가사노동의 72.5%는 여성이 담당하고 있다.

통계청은 ‘2019년 무급 가사노동 가치 평가’에서 2019년 무급 가사노동의 전체 가치 평가액이 490조9000억원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2014년 대비 35.8% 늘어난 것으로, 1924조원인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5.5%에 이르렀다.

통계청은 연령과 성별에 따라 하루에 몇 시간씩 가사노동에 사용하고 있는지 조사한 뒤, 해당 시간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노동 종류별 임금을 곱해 무급 가사노동 가치를 환산한다. 5년에 한 번 이뤄지는 해당 조사에서 60세 이상이 가사노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17.1%에서 2019년 27.5%까지 늘며 처음으로 연령별 1위를 차지했다. 조사 이후 1위를 지켜온 30대 비중은 같은 기간 33.7%에서 23.1%까지 떨어졌다. 맞벌이 등으로 줄어든 30대의 가사노동을 60대 이상 은퇴자가 채운 것으로 분석된다.

남성의 무급 가사노동 가치 평가액은 2009년 63조7000억원에서 2019년 134조9000억원으로 뛰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여성의 평가액도 206조7000억원에서 356조원으로 늘어나며 여전히 전체 가사노동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통계청은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증가로 남성이 가사노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건조기나 식기세척기 등 가사노동을 위해 도입한 고정자본소모는 26조원으로 2014년 대비 1.5배가량 늘었다. 하지만 반려동물 및 식물 돌보기에 소요되는 시간이 111.2% 증가하는 등 새로운 분야의 가사노동이 늘어나며 전체 무급 가사노동 가치의 증가세를 이끌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