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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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색조화장품 수요가 줄었지만 세정제류 수요가 이를 만회하면서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오히려 더 늘었다. 수출액과 무역수지 흑자가 동반 증가하면서 'K-뷰티' 수출 규모는 프랑스(1위)와 미국(2위)에 이은 세계 3위로 올라섰다.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 규모는 전년(2019년) 대비 16.1% 증가한 75억7210만달러(약 8조2877억원)를 기록했다. 무역흑자도 64억400만달러(약 7조92억원)로 처음 7조원을 돌파했다.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기업들이 해외 판매 실적을 늘리며 무역수지 또한 2012년부터 9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수출액 규모 기준으로 2017년 세계 4위에 오른지 3년 만에 다시 한 계단 더 올랐다. 국내 분야별 수출액 규모를 비교하면 화장품이 가전(70억달러) 휴대폰(41억달러) 의약품(72억달러)를 웃돌았다.
자료=식약처
자료=식약처
지난해 화장품 무역수지 흑자는 한국 전체 무역수지 흑자 규모(448억6528만달러)의 14.3%를 차지해 비중이 0.7%포인트 상승했다. 화장품 수출국 역시 2019년 137개국에서 지난해 160개국으로 늘었다.

중국 수출액이 절반(50.3%) 수준인 38억714달러(4조1669억원)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높았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일본, 영국, 캐나다, 미국 등에 대한 수출액도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화장품 생산실적은 6.8% 감소한 15조1618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세부 품목별로 희비가 갈렸다. 손세정제 등 인체세정용 제품류 생산은 20.5% 늘어난 반면 색조 화장용 제품류 생산은 21.5% 줄었다.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색조 화장품 수요가 감소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마스크에 가리지 않는 눈화장용 제품류는 0.3% 증가해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이난 면세점 설화수 매장. 사진=한경 DB
하이난 면세점 설화수 매장. 사진=한경 DB
지난해 화장품 책임판매업체수는 1만9769곳으로 25.9% 증가했다. 2019년 12월31일부터 화장(고형) 비누, 흑채, 제모왁스가 '화장품' 분류로 전환된 데 따른 증가세다. 제조업체 수도 4071곳으로 39.8% 늘었다.

식약처는 "세계 경제 불황 속에서 주요국의 화장품 수출 실적이 대부분 감소한 반면 우리나라는 견고한 성장을 이어가 3년 만에 세계 3위를 기록했다. 북방 지역과 주요 경제 선진국으로의 수출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사진=LG생활건강
사진=LG생활건강
이같은 K뷰티의 수출 호조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일례로 중국의 상반기 최대 온라인 쇼핑행사 '618 쇼핑 축제'에서 LG생활건강 실적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온라인쇼핑몰 '티몰' 기준 LG생활건강의 6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후·숨·오휘·빌리프·VDL·CNP) 매출은 70% 뛴 5억800만위안(약 893억원)을 기록했다. 대표 브랜드 '후'의 경우 매출이 72% 신장하며 티몰 매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상위 5위권에 들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