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 호황이 글로벌 물가·달러화↑…각국 중앙은행 금리인상 러시
WSJ "뜨거운 미국 경제가 다른 나라들에 금리인상 압력"

미국 경제 호황이 전 세계 물가와 달러화 가치를 끌어올리면서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에 금리인상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진단했다.

미국 경제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규모와 금융시장에서 갖는 중요성 때문에 글로벌 정책결정에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부터 가장 빠른 속도로 회복하는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조짐을 보이면서 아직 경기회복 초기 단계인 다른 나라들의 금융정책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올해 7%대 성장이 기대되는 미국의 호황은 다른 나라들에 대미 수출 증가라는 긍정적 영향뿐만 아니라 달러화 가치 상승과 대출 비용 및 물가 인상을 유발해 경기회복을 억제하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올해 들어 나타난 원자재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최근 금리를 인상한 국가는 러시아, 브라질, 터키 등이다.

브라질은 이달까지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으로 0.75%포인트씩 올렸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8%를 웃도는 물가상승을 잡기 위해 추가 인상의 여지도 열어놨다.

최근 물가상승률이 6%를 돌파한 러시아 역시 이달까지 3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5.5%로 올렸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15일 의회에 출석해 "지금은 달라진 환경과 치솟는 물가에 대응해 금리를 올릴 때"라며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앞서 3월 터키 중앙은행은 두 자릿수대 물가상승률을 잡고 리라화 절하를 막기 위해 19%까지 기준금리를 끌어올렸다.

대부분의 지출이 음식과 에너지 등 생필품에 집중되는 가난한 나라들은 물가 상승의 충격이 더욱 크기 때문에 통화 당국이 더 빨리 움직이고 있다고 WSJ이 전했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유럽과 동아시아도 예외는 아니다.

신문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과 한국이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 버블 가능성을 억제하기 위한 통화 긴축 계획을 시사했다고 언급했다.

이날 노르웨이는 9월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서유럽에 비해 코로나19의 충격을 덜 받았던 헝가리와 체코 등 중부 유럽도 물가상승 때문에 조만간 금리를 올릴 계획이다.

그러나 나라별로 회복 속도와 물가 충격이 제각각인 가운데 전 세계가 어쩔 수 없이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작지 않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인 타마라 바시치 바실리예프는 WSJ에 "코로나19 대유행의 여파를 고려할 때 지금 이들 국가(이머징마켓 국가들)에 필요한 가장 마지막 일이 긴축 정책"이라고 염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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