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네이버 컨소시엄의 이베이코리아(G마켓 옥션 G9 운영사) 인수가 유력해졌다. 롯데쇼핑은 입찰에서 빠지겠다고 최종 선언했다. 거래액 60조원이 넘는 초대형 유통기업이 등장할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16일 “인수 검토 결과 기대보다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전날까지 진행한 매각 측과의 가격 협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본입찰(7일) 개시 9일 만이다.

신세계가 이베이에 제시한 인수금액은 지분 100% 기준 약 4조20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가 경기 부천 스타필드시티 등을 담보로 한 대출자금 등으로 약 3조원을 조달하고 2대주주(지분 20%)로 참여하는 네이버가 나머지 자금을 투자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컨소시엄과 롯데쇼핑이 제출한 가격 차가 현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인수 이후 추가 투자 및 시장 경쟁 비용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보수적 관점에서 인수 적정 금액을 산정했다”고 밝혔다.

이베이 본사와 신세계 컨소시엄의 최종 계약이 완료되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초대형 유통업체가 탄생할 전망이다. 인수 주체인 이마트만 해도 전국 160개 매장에서 지난해 15조535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쓱닷컴의 지난해 거래액은 3조9000억원이다. 이베이코리아(이하 작년 기준·18조원)와 네이버를 통한 모든 쇼핑 거래액(28조원)을 합치면 거래액은 63조원에 달한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을 계기로 남은 국내 온라인플랫폼업체 간 합종연횡이 빨라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지난 14일 기업 분할과 관련한 기업설명회(IR)에서 “7월에 아마존 글로벌스토어를 오픈하고 하반기에 롯데쇼핑이나 홈플러스와 여러 방안을 열어놓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최종 유찰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베이 본사로부터 (단독 협상 대상자 등과 관련해) 어떤 통보도 받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쇼핑가격 비교 서비스를 운영 중인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 지분을 보유하는 것에 대한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김채연/차준호/박동휘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