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
미국 출장에 나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이 자율주행과 로봇기술 등 혁신 사업 추진 현황을 직접 점검했다.

정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과 현재 인수를 진행 중인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본사를 방문했다.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점찍은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 모셔널 방문…아이오닉5 기반 자율주행차 점검

1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지난 13일 미국으로 출국해 보스턴에 위치한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 본사를 찾았다. 합작사 설립 이후 정 회장이 모셔널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 모셔널은 지난해 3월 현대차그룹이 미국 자율주행 기술 기업 앱티브와 함께 설립한 자율주행 합작법인으로 업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정 회장은 모셔널을 방문해 차세대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 현황과 로보택시 추진 계획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현지 임직원들과 사업 영역 고도화 및 시장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차세대 자율주행 플랫폼을 적용한 아이오닉5를 직접 테스트하는 등 양사 협업 프로젝트도 점검했다. 모셔널이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는 아이오닉5를 기반으로 하며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다.

모셔널은 2023년 미국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리프트와 함께 무인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로보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레벨 4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아이오닉5가 여기에 투입될 전망이다.

모셔널은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아이오닉5 시험 주행을 미국 시험도로에서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와 모셔널 엔지니어들이 힘을 합쳐 관련 기술을 고도화한 뒤 리프트와 추진 중인 로보택시 상용화 서비스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모셔널은 지난해 미 네바다주에서 업계 최초로 무인 자율주행 테스트 면허를 획득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도 찾아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개 '스팟'./ 영상=신현아 기자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개 '스팟'./ 영상=신현아 기자
정 회장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본사도 찾았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이 인수를 진행 중인 미국 로봇 전문 업체로 로봇 운용에 필수적인 자율주행(보행)·인지·제어 등 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회장이 사재까지 털어 인수에 참여했을 정도로 욕심을 냈던 기업이다.

정 회장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현지 경영진과 로봇 산업의 미래 및 트렌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또 양산형 4족 보행 로봇 '스팟', 사람과 같이 두 다리로 직립 보행하는 '아틀라스', 최대 23kg 짐을 싣고 내리는 작업이 가능한 '스트레치' 등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다양한 첨단 로봇 기술들을 체험하는 시간도 가졌다. 스트레치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라인업 중 스팟에 이어 두 번째로 상용화되는 모델이다.

정 회장은 글로벌 로봇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 지난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추진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임직원 타운홀 미팅에서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올해 3월에는 "미래에는 로봇이 사람 곁에서 상시 도움을 주는 비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로봇이 알아서 충전하고 스케쥴 관리를 수행하는 동안 사람은 좀더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를 핵심 미래사업 분야로 육성해 고객들에게 한 차원 높은 경험과 기대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그룹 내 자체 로봇 개발 역량 향상은 물론 자율주행차, UAM, 스마트 팩토리 기술과의 시너지도 적극 도모할 계획이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