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지난 9일부터 무기한 파업 돌입
오늘(15일)은 조합원 5500여 명 '상경 투쟁'
조합원 수 전체 택배기사의 10% 안팎에 불과
'물동량 1위' CJ대한통운, 서울서 정상 배송
#. 서울 강서구 한 아파트에 사는 김모씨는 지난 10일 온라인쇼핑몰에서 선풍기를 구매했다. 택배노조의 파업 소식을 접한 터라 배송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평소처럼 물건이 도착했다. 김씨는 "물건을 배달한 택배 기사님도 평소 우리 아파트를 담당해 내가 알고 있던 분이었다. 그분은 노조원이 아니라서 정상 배송한다고 하더라"며 안도했다.

#. 서울 송파구의 한 빌라에 사는 강모씨는 옆집 현관문 앞에 쌓인 택배 박스를 보고 의아했다. 강씨가 지난 9일 온라인쇼핑몰에서 주문한 청소용품은 5일이 지나도록 도착하지 않고 있는데 바로 옆집에는 택배가 도착했기 때문이다. 강씨는 "확인해보니 같은 지역이라도 택배사가 다르면 배송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하더라"며 "담당 택배사와 배송 지연 지역 등을 제대로 확인하고 주문할 걸 그랬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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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의 파업으로 일부 지역 주민들이 택배 서비스 중단으로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비노조원이 활동하는 지역이 훨씬 많아 아직까지는 택배 배송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시행되는 곳이 훨씬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택배노조는 조합원 5500명이 참여하는 '서울 상경투쟁'을 진행한다. 노조 측은 과로사 방지를 위해 정부가 제시한 주 평균 60시간 이내로 노동을 줄이면 배송만 하는 택배노동자의 임금이 줄어든다며 물량 감소분에 따른 임금을 보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택배노동자들이 택배물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쓰러지고 있는 현실을 택배사가 방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측은 최근 롯데글로벌로지스 소속 택배기사가 다발성 뇌출혈로 쓰러진 것도 과로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근로 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지난 13일 롯데글로벌로지스 경기 성남 운중대리점 소속 임모씨(47)는 자택에서 잠을 자던 중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임씨가 맡은 배송물량은 하루 250여 개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임씨는 평소 오전 7시쯤 출근해 노조에 가입하기 전까지는 자정을 넘겨서야 퇴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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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시위가 격해지며 파업에 참여한 노조 조합원이 담당하는 지역의 주민들은 택배서비스가 지연돼 불편함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인구가 몰려있는 서울 대다수 지역의 택배기사들은 비 노조원인데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택배 물량을 책임지는 CJ대한통운이 서울에서 배송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운행하고 있어 아직까지는 타격이 덜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서 배송 지연현상이 나타나는 곳은 업체별로 상이하다. 롯데택배의 경우 △송파구 거여, 마천, 장지, 문정 일부 지역 △강동구 천호, 상일, 고덕, 암사, 강일 △은평구 진관, 갈현 등에서 택배가 지연되고 있다. 한진택배의 경우 서울에서는 파업 영향으로 배송이 지연되는 지역이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택배물량을 처리하는 CJ대한통운 역시 서울 지역에서 배송이 지연되는 곳은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경기도 성남, 수원, 안산, 여주, 용인, 이천, 안성 등에서는 배송 지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택배 기사들 중 노조에 가입한 인원이 10% 안팎이라 파업과 동시에 즉각적으로 전국에서 물류가 마비되는 건 아니다"라며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터미널에 물건이 쌓이면서 배송 지연 현상이 다른 지역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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