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수제맥주 대전…곰·말 이어 양도 등장

'곰표 밀맥주' CU, 수제맥주 매출 1년만에 4.8배로 '쑥'
GS25, 노르디스크맥주 초도물량 '매진'
세븐일레븐, 롯데껌 맥주로 '승부수'
사진=BGF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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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맥주 성수기를 앞두고 편의점 수제맥주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편의점 CU는 공전의 히트를 친 '곰표 밀맥주'에 이어 '레트로 맥주 시리즈'로 승기 잡기에 나섰다. GS25는 북극곰 마크의 '노르디스크맥주'로 곰표 맥주에 맞불을 놨다. 세븐일레븐은 '롯데껌 맥주'를 앞세워, 이마트(171,500 +1.78%)24는 신세계(267,000 +0.38%)그룹 야구 마케팅 일환으로 경쟁에 뛰어든다.
곰표로 수제맥주 매출 4.8배로 뛴 CU…말표·백양 소환
사진=BGF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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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U는 세 번째 '레트로 수제맥주'인 '백양BYC(400,000 +1.01%) 비엔나 라거'를 선보인다. 곰(곰표 밀맥주)과 말(말표 흑맥주)에 이어 양을 소환한 셈이다.

신제품은 백양이 심볼인 속옷 전문기업 BYC와 오비맥주의 수제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인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KBC)와 손잡고 선보였다.

앞서 곰표 밀맥주, 말표 흑맥주와 같이 신제품도 캔에 BYC의 옛 사명 '백양'과 흰 양 이미지를 넣었다. 75년 전통의 BYC는 창사 초기인 1957년부터 약 30년간 순백색 내의를 상징하는 심볼로 백양을 사용한 바 있다. 비엔나 라거는 붉은 호박색과 달콤하고 고소한 풍미가 특징이라고 CU는 소개했다.
사진=BGF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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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는 지난해부터 '레트로 수제맥주' 시리즈로 편의점 수제맥주 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세븐브로이·대한제분(178,000 +1.42%)과 협업해 곰표 밀맥주를 선보인 지난해 6월을 기점으로 CU의 수제맥주 매출은 급증했다. 지난달 수제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배로 뛰었다.

곰표 밀맥주는 그동안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해 점포에서 만나기 쉽지 않았다. 월평균 20만개 판매에 그치던 판매량은 지난 4월29일 롯데칠성(143,000 -1.38%)음료가 위탁생산한 물량으로 대량공급을 시작하자 수직상승했다. 공급 시작 이틀 만에 곰표 밀맥주는 해당 편의점에서 국산과 수입 맥주를 통틀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편의점 맥주 시장에서 기존 강자를 밀어내고 단독 판매하는 협업 제품이 선두에 오르는 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해당 물량 300만개는 2주 만에 동났다.

앞서 지난해 10월 구두약 회사 말표산업과 협업해 선보인 말표 흑맥주도 지난달까지 약 300만개가 팔려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승택 BGF리테일(165,000 +2.17%) 음용식품팀 상품기획자(MD)는 "앞으로도 CU는 차별화된 맛과 콘셉트의 수제맥주를 지속적으로 고객들에게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극곰맥주 선보인 GS25…롯데껌맥주 미는 세븐일레븐
사진=GS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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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GS25는 북극곰이 그려진 '노르디스크맥주'로 응수했다.

노르디스크맥주는 GS25가 오비맥주 KBC, 1901년 설립된 덴마크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와 협업한 라거 타입 수제맥주다. 오비맥주 KBC의 첫 작품이기도 하다. 캔 전면에 '노르디스크'의 브랜드 정체성을 표현하는 북극곰 로고가 담겨 곰표와 대결 구도를 이룬다. 노블홉 특유의 은은한 꽃 내음이 맥아의 단맛과 균형을 이뤄 부담없이 즐기기 좋은 맥주라고 GS25는 소개했다.

이달 10일 출시된 북극곰 맥주 역시 인기가 뜨겁다. 이틀 만에 초도물량 60만개 주문이 끝나 GS25는 지난 12일 점포에 노르디스크맥주의 발주를 중단했다.
사진=세븐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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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은 '롯데껌' 시리즈 맥주를 밀고 있다. 올 3월 쥬시후레쉬 껌 원액을 담은 라거 수제맥주 '쥬시후레쉬맥주'를 선보인 데 이어 '스피아민트맥주'를 출시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에서도 자체브랜드(PB) 수제맥주의 인기가 뜨겁다. 이달 수제맥주 판매 1위 제품이 쥬시후레쉬맥주란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세븐일레븐의 첫 브랜드 콜라보 수제맥주 '유동골뱅이맥주'도 판매 순위 3위에 오르며 꾸준히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13일 기준) 들어 세븐일레븐 수제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4.1% 증가했다. 전월 같은 기간보다도 35.1% 뛰었다. 세븐일레븐 국산 맥주에서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우상향 추세다. 2018년 2.5%에 불과했던 비중은 지난해 10%(10.9%)를 넘어섰다. 올해(6월13일 기준)는 14.3%까지 올라왔다.

편의점 이마트24는 신세계그룹 야구 마케팅에 동참한다. 수제맥주 업체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와 협업해 이마트 프로야구단 SSG랜더스의 이름을 단 수제맥주 'SSG랜더스라거'를 출시할 계획이다.

남건우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선임 MD는 "이색 협업 수제맥주를 중심으로 편의점에서의 수제맥주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 차별화된 수제맥주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에 홈술족 편의점서 수제맥주 샀다
사진=BGF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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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에서는 이같은 편의점의 수제맥주 선호 트렌드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주류 규제 완화에 따른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집에서 술을 먹는 '홈술족' 증가로 수제맥주 수요가 늘어난 데다 편의점이 주요 주류 구입 채널로 대두됐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복고를 새롭게 해석하는 '뉴트로'와 이색 협업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재미를 주는 '펀슈머’의 결합이란 흥행 공식이 고스란히 반영된 만큼 편의점에서도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고 풀이했다.

실제 주요 편의점에서 선보인 협업 맥주는 레트로뿐 아니라 '탈개연성'이 특징이다. 과거 복고풍 브랜드의 소환에 더해 관계 없는 브랜드와 손잡아 이색 재미를 꾀한 점이 돋보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에 적극적인 MZ세대 소비자를 잡는 효과를 노렸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편의점이 주요 주류 구입 채널로 떠오른 점이 이번 수제맥주 열풍의 한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다양한 PB맥주 출시에 대해 "SNS에 올려 타인에게 자랑하거나 재미를 나눌 수 있는 요인이 있어야 MZ세대에게 인기를 끌 수 있다. 관련성이 높지 않은 상품 간 '엉뚱한 협업'이 더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편의점 수제맥주에서 나타났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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