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폐축사 배출시설 허가 취소 안 한 홍성군 직무유기"
지난해 다른 마을 17년 방치 폐축사 재가동…군, 행정심판서 패소
홍성서 10년 넘게 방치된 축사 재가동 움직임에 주민들 반발
충남 홍성에서 10년 넘게 방치돼온 폐축사를 재가동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주민들이 홍성군의 직무유기를 지적하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군이 축사 배출시설 허가를 취소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한다.

15일 홍성군과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금마면 송암리 와야마을 한 폐축사 소유주가 최근 축사 운영을 재개하려고 준비 중이다.

1만6천여㎡ 부지에 건물 4채로 된 이 축사는 1990년대부터 양계장으로 운영했지만, 여러 차례 소유주가 바뀌는 과정에서 문을 닫았다.

관리감독 기관인 홍성군이 정확한 시기를 파악하지 못하는 가운데 주민들은 최소 2009년부터 운영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가축 사육이 중단된 사이 축사 100여m 근처까지 마을이 확장됐고, 현재 40∼50가구가 자리를 잡았다.

그러다 2015년 축산업을 폐업한 현 소유주가 2017년에 소를 키우겠다며 축사 배출시설 변경 허가를 받더니 다시 방치해둔 상태다.

현재는 폐허나 다름없다.

홍성서 10년 넘게 방치된 축사 재가동 움직임에 주민들 반발
2013년 축산업 허가제가 도입되면서 3년 이상 놀리는 축사와 배출시설은 허가를 취소해야 하지만 홍성군은 그러지 않았다.

군은 주민들이 항의하고 나서야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는 한편 가축사육 이력 시스템을 통해 이 축사에서 2017년 이후 가축을 키우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군은 최근 소유주에게 배출시설 허가를 취소하겠다고 통보했다.

배출시설 허가가 없으면 축사는 가동할 수 없다.

홍성서 10년 넘게 방치된 축사 재가동 움직임에 주민들 반발
홍성에서 장기간 방치된 축사 재가동을 둘러싼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금마면 배양마을에서도 17년 넘게 버려지다시피 했던 축사가 재가동됐다.

주민 반발로 홍성군이 사업 신청을 반려했지만, 행정심판에서 져 결국 허가를 내줘야 했다.

와야마을 대책위 주민들은 "배양마을 사태가 있고 나서도 폐축사를 전수조사하지 않고 배출시설 허가를 그대로 놔둔 것은 홍성군의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허가 취소는 당연하고 홍성군을 철저히 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 관계자는 "직원 1명이 3천개가 넘는 축사를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