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수소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회수해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블루수소’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14일 국내 최대 액체 탄산 제조업체 신비오케미컬과 충남 서산 대죽일반산업단지에서 ‘액체 탄산 생산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신비오케미컬은 내년 상반기까지 800억원을 투입해 반도체 공정용 탄산가스, 드라이아이스 등을 제조하는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자사 대산공장 내 수소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회수해 신비오케미컬에 연 20만t 규모를 공급하기로 했다.

기존 탄소 수요처인 선도화학에도 이산화탄소 공급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부터 현대오일뱅크 수소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연 36만t 전량을 재활용해 블루수소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블루수소는 수소 제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해 탄소 배출을 줄인 수소다. 대기 중 탄소가 배출되는 ‘그레이수소’,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돼 제조단가가 비싼 ‘그린수소’에 비해 각각 친환경성과 경제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오일뱅크는 나프타, 천연가스, 액화석유가스(LPG) 등을 원료로 부생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그동안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대부분 태우거나 공기 중에 내보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산화탄소를 별도로 포집하는 시설을 갖춰 수소뿐 아니라 이산화탄소도 판매하기로 했다. 탄소 발생이 일절 없는 블루수소는 가격을 더 받을 수 있다. 포집한 이산화탄소 역시 제품 원료로 판매하고, 탄소배출권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내년을 목표로 국내 주식시장 상장을 재추진하기로 결의했다. 현대오일뱅크는 2019년 1월 현대중공업지주가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추진하다가 프리IPO로 지분 17%를 매각하면서 상장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저금리 정책으로 유동자금이 풍부해지는 등 상장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