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사상 최악의 신차 ‘출고 대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출고 대기가 최소 한 달에서 최대 6개월 이상에 이른다. 기아 쏘렌토, 현대자동차 투싼 등 인기 차종은 당장 계약해도 내년에나 차량을 받게 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계약 기준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등의 차종별 출고 대기 기간이 평균 3개월에 달한다. 5월에 비해 1개월가량 대기 기간이 늘었다. 과거 특정 인기 차종의 출고 대기가 일시적으로 3개월에 달했던 것과 달리 지금은 모든 차종이 밀려 있다.

출고 적체가 가장 심한 모델은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다. 6월 생산 계획은 1000대에 불과한데 밀려 있는 주문이 2만1300대에 달한다. 생산량이 주문량의 20분의 1도 못 따라가고 있다. 이달 계약해도 7개월 뒤인 내년 초에나 받을 수 있다.

6개월 이상 밀려 있는 현대차 투싼 하이브리드도 마찬가지다. 주문은 1만2000대나 밀려 있는데 이달 생산은 580대에 불과하다.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개별소비세 및 취득세 감면 제도가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어서 소비자 혼란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 아반떼는 주문 후 인도까지 3개월, 코나는 4개월 기다려야 한다. 기아 K8은 4개월, 셀토스는 4.5개월이 걸린다. 출고 대란이 벌어진 것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지난달 현대차 울산공장 및 아산공장, 기아 소하공장 등이 잇달아 휴업한 데 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전체 생산량은 20%가량 줄어든 반면 소비 회복과 함께 주문이 급증하면서 내수용 차량의 재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