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화성사업장 클린룸에서 반도체 엔지니어들이 작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클린룸에서 반도체 엔지니어들이 작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예상보다 빨리 집단면역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에 대비해 하반기 경영 전략을 짜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소비자의 생활과 소비패턴이 급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예측하기 힘든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믿고 있다. 제품 기술력을 갖추고 트렌드를 읽는 데 집중하는 이유다. 반도체 부문에선 다른 기업과의 격차를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가전 부문에선 성공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비스포크’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반도체에 2030년까지 171조원 투자

산업과 경제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5세대(5G)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은 반도체 수요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21년 선단 공정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메모리반도체는 4세대 10나노급 D램, 7세대 V낸드 개발로 선단 공정에 대한 기술 격차 확대에 주력한다. 데이터센터와 같은 고성장 시장 선점을 위한 제품 차별화로 주도권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는 5나노 2세대에 이어 3세대를 양산하고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Gate All Around) 개발로 3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 기술의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사업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강점 기술을 노트북, 태블릿, 전장 등 신규 응용처로 확대할 방침이다.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차별화된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적기 개발을 통해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는 사업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 2019년 4월 ‘시스템반도체비전 2030’ 발표 당시 수립한 133조원의 투자계획에 38조원을 추가해 2030년까지 총 171조원을 투자하고 첨단 파운드리 공정 연구 개발과 생산라인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비스포크 홈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3월 출시한 삼성 2021년형 QLED TV는 국내에서 두 달 만에 판매량 1만 대를 돌파하며 프리미엄 TV 시장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5월 ‘비스포크 홈(BESPOKEHOME)’을 글로벌 시장에 전격 공개했다. 비스포크 홈은 2019년 6월 삼성전자의 첫 번째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가전인 ‘비스포크 냉장고’ 출시 이후 비스포크 콘셉트를 주방에 이어 거실, 세탁실 등 집 안 전체로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여 라이프스타일 가전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냉장고의 경우 세 가지 타입 제품에는 여덟 가지 도어 패널을 도입하고, 4도어 타입은 정수 기능이 있는 베버리지 센터를 적용한다. 또 냉장고를 포함한 비스포크 키친 패키지는 샴페인 로즈, 네이비, 매트 블랙와 같은 스틸 계열과 화이트 글래스 등 미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색상을 적용한다.

○ESG에도 주력

삼성전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도 지속적으로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기술의 진화를 넘어 환경까지 보존하는 새로운 가치를 추구한다. 제품포장 박스로 원하는 형태의 물건을 제작할 수 있는 에코 패키지 적용 제품을 확대해 폐기물 배출을 최소화하고, 태양전지 리모컨을 도입해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도 앞장선다. 생활가전 제품도 고객 생애 주기에 맞춰 제품디자인·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비스포크 콘셉트들 확대해 제품의수명 주기를 늘리고 버려지는 자원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TV 포장재를 활용한 업사이클링(Upcycling)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2021 에코패키지 챌린지’ 공모전도 7월 31일까지 진행한다. 삼성 TV에 적용된 에코패키지는 포장 박스의 각 면에 인쇄된 도트(Dot) 패턴을 활용해 누구나 간편하게 다양한 생활 용품을 만들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