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상위 500대 기업의 62% "친환경 사업 추진계획 없다"


국내 주요 제조기업들이 기존 주력 사업을 넘어 친환경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으로 세제·금융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제조기업의 친환경 신사업 추진 실태와 과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 중 42.0%가 세제·금융 지원을 우선 정책과제로 꼽았다.

이어 법·제도 합리화(38.7%), 정부 연구·개발(R&D) 확대(17.7%), 인력 양성(1.6%) 순으로 정책과제에 대한 응답이 많았다.

제조기업들 "친환경 신사업 활성화 위해 세제·금융지원 시급"

대한상의에 따르면 조선업 A사는 "저탄소·재활용 기술 등을 신성장·원천기술 범위에 포함해 R&D 시설 투자 세액공제를 확대해달라"고 요청했고, 정유업 B사는 "수소 생산용 LNG의 개별소비세율이 따로 정해지지 않아 현재 산업용 세율을 적용받고 있는데, 수소 생산원가 절감을 위해 발전용 세율 수준으로 낮춰 달라"고 요구했다.

제조 기업 중 친환경 신사업 추진 계획이 없는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 기업의 62.3%가 친환경 신사업 추진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37.7%는 추진 중이거나 추진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친환경 신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국내외 환경정책 대응(38.6%),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실천(27.9%), 새 사업 기회 모색(24.3%), 이해 관계자의 요구(7.1%) 순이었다.

제조기업들의 친환경 신사업 추진 분야는 수소·재생에너지 등 '탄소 감축 사업'(54.0%)이 가장 많았다.

재활용·폐기물 처리 등 '자원순환 사업'(30.1%), '에너지 효율 향상 사업'(28.3%), '환경오염 저감 사업'(16.8%)이 뒤를 이었다.

제조기업들 "친환경 신사업 활성화 위해 세제·금융지원 시급"

추진 단계는 사업 검토 단계(40.7%)이거나 착수 단계(26.6%)인 초기 단계 기업들이 많아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대한상의는 전망했다.

제품 출시 등 성장 단계는 21.2%, 안정 단계는 11.5%였다.

친환경 신사업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융합하고 있는 기업은 15.9%로 조사됐다.

관련 기술은 '신소재·나노'(38.1%), '사물인터넷'(19.1%) 등이었다.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이 시행 1년을 앞둔 가운데 기업들에 그린뉴딜 참여 경험을 물었더니 응답 기업의 87.7%가 '없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관련 정보를 몰라서(39.8%), 추진 사업이 지원 분야에 해당이 안 돼서(29.7%), 지원대상이 중소기업에 국한돼서(27.1%) 등이었다.

김녹영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센터장은 "정부에서 친환경 활동의 판단기준이 되는 녹색분류체계(K-Taxonomy)를 확정하면 기업의 환경 관련 신사업 투자가 더욱 가속할 것"이라며 "우리 경제의 근간인 제조기업이 저탄소경제 시대에 환경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과감한 지원책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매출액 상위 5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지난달 18일부터 26일까지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진행됐고, 300개사가 응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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