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9일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에 전시된 고성능 N 브랜드의 콘셉트카(비전 그란투리스모)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9일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에 전시된 고성능 N 브랜드의 콘셉트카(비전 그란투리스모)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영예로운 상 중 하나인 ‘이시고니스 트로피’를 받았다.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패스트 팔로어(추격자)’에서 ‘퍼스트 무버(시장 선도자)’로 바꾼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영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는 9일 열린 ‘2021 오토카 어워즈’에서 정 회장을 이시고니스 트로피 수상자로 선정했다. 오토카는 1895년 세계 최초로 발간된 자동차 전문지로, 매년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인물 및 제품을 선정해 상을 주고 있다. 이시고니스 트로피는 오토카 어워즈 가운데 최고 상으로 전설적 자동차 디자이너 겸 엔지니어인 알렉 이시고니스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

론 데니스 맥라렌 회장(2014년)과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2018년), 디터 제체 다임러 회장(2019년), 하칸 사무엘손 볼보 최고경영자(2020년) 등 글로벌 자동차업계 거물들이 이 상을 받았다. 한국인 중에서는 정 회장이 처음이다.

오토카는 “지난 10년 동안 현대차그룹은 세계 굴지의 자동차그룹으로 성장했고, 정 회장은 이런 변혁의 원동력이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10년 전만 해도 현대차·기아는 흥미로운 브랜드가 아니었지만, 정 회장의 리더십으로 선두 업체와 대등하게 경쟁하며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오토카는 “현대차그룹은 더 이상 경쟁사를 따라잡으려 하지 않고 오히려 다른 자동차 기업들이 현대차그룹을 추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오토카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자동차업계에 ‘K모빌리티’라는 용어가 통용될 정도로 혁신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고객의 신뢰를 받는 혁신적인 모빌리티 기업이 되는 데 집중해왔고, 고객을 위해 더 많은 기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며 “우리는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게임 체인저이자 친환경 자동차 분야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2005년 기아 사장을 맡은 뒤 ‘디자인 경영’을 선포하고 K시리즈를 시장에 안착시켰다.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시키고,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2018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뒤에는 현대차그룹을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