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앱 없이 토스로 '원 앱 전략'…증권·보험 등과 시너지 기대
중저 신용자 대출시장 공략 채비

토스뱅크는 이르면 오는 9월께 정식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별도의 은행 전용 앱을 만들지 않고 기존 토스 앱을 사용할 예정인데 2천만명이 넘는 토스 사용자를 얼마나 '토스뱅크' 고객으로 끌어들이냐가 안착의 관건이다.

토스뱅크, 2천만 토스 사용자 잠재고객 '강점'
◇ 9월 출범 목표…하반기 중금리대출 공략
토스뱅크는 9월 출범을 목표로 서비스 안정성을 위한 대외 연계 테스트, 상품 출시 등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전례를 보면 본인가를 받은 뒤 정식 출범까지 통상 3∼4개월이 걸렸다.

2019년 12월 예비인가를 받은 토스뱅크는 당초 올해 3월 본인가를 받아 7월에 영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워뒀으나, 본인가 절차가 늦어졌다.

토스뱅크는 일단 올 하반기에는 간편 송금서비스 토스를 비롯해 토스증권, 토스인슈어런스 등과 연계해 차별화된 신용평가모형(CSS)을 마련하고, 중·저신용자 대출시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올해 말 34.9%, 내년 말 42%, 2023년 말 44%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최근 금융위에 제출했다.

이는 카뱅·케뱅이 제시한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같이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한 배경에는 토스 앱 내 고객 데이터까지 반영해 정교하게 고도화한 신용평가모델(CSS)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토스뱅크는 기존 개인신용평가회사(CB사) 신용점수 체계를 1차적인 검증 장치로 쓰고, 여기에 더해 토스 고객 수백만명의 카드 및 계좌 내역, 부동산 정보 등 '비금융 대안 신용정보'를 활용해 더 세분화한 신용평가 모델을 만들어냈다.

소득뿐 아니라 자산정보까지 고려한 실질소득을 산출해 대출여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토스뱅크는 "시뮬레이션 결과 실제 CB사 기준으로 7등급에 속하는 사회초년생이나 자영업자도 토스뱅크에서는 4∼5등급으로 평가받는 등 기존보다 상향 평가되는 중·저신용자가 3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토스뱅크는 출범 이후 증자 등을 통해 자본 확충에도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모회사인 토스(비바리퍼블리카)가 하반기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산업은행이 인터넷은행 성장성이 크다고 판단해 800억원의 자금 투입을 검토하는 등 증자 규모가 4천억원 이상으로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는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토스뱅크에 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토스뱅크, 2천만 토스 사용자 잠재고객 '강점'
◇ '원 앱' 전략 시너지 기대
토스뱅크는 별도의 앱을 만들지 않고 기존 토스 플랫폼을 활용해 인터넷은행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른바 '원 앱 전략'에 따라 인터넷은행 서비스와 함께 보험, 증권, 자산관리 등이 모두 토스 앱 하나에서 이뤄지도록 하려는 것이다.

여기에는 토스 플랫폼이 현재 2천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한 만큼 이들을 고스란히 토스뱅크 고객으로 유치하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이는 토스가 추구하는 '금융 슈퍼 앱' 비전과 맞닿아 있다.

'슈퍼 앱'은 고객이 금융 관련 서비스가 필요할 때 토스에 들어오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앞서 출범한 토스증권도 토스 플랫폼을 그대로 활용했고 출범 3개월여 만에 300만 계좌를 돌파했다.

토스인슈어런스는 10개월 만에 70만건이 넘는 보험상담 실적을 쌓았다.

토스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는 새로운 서비스 접근과 사용을 쉽고 편리하게 할 수 있고, 토스로서도 기존의 토스 고객과 새로운 서비스가 만나는 접점을 넓혀 서비스 간 시너지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토스뱅크의 '원 앱 전략'은 기존 인터넷전문은행 및 시중은행과 차별화되는 부분이어서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다른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의 경우 전략적인 판단에 따라 카카오톡 및 카카오페이 플랫폼과 별도의 앱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이외 토스뱅크의 또다른 강점으로는 그동안 '송금'을 중심으로 한 금융업을 영위해 온 토스가 확보해 둔 대규모 금융데이터가 꼽힌다.

앱 전체 이용고객 중 1천만명 이상이 카드·계좌 연결 서비스를 사용하는 만큼 대출 잠재고객들의 정보가 쌓여 있기 때문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카뱅·케뱅과의 차별화 전략에 대해 "2천만명이 넘는 토스 사용자를 고객 기반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이미 고객에 대한 높은 이해를 가진 점"을 꼽은 뒤 "기존 인터넷은행이 적극적으로 포용하지 못했던 중신용자를 끌어안겠다는 명확한 전략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용평가 모델을 끊임없이 고도화해 출범과 동시에 차질 없이 중·저신용자 대상 금융을 제공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