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금리인상 발언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비판하는 등 이중고가 겹치면서 전반적인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8일 오후 9시 25분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전일 대비 8.22% 하락한 3832만원을 기록 중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전일보다 9.22% 내린 3만30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ETH), 리플(XRP) 등 대형 알트코인도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이더리움은 바이낸스에서 전일 대비 11.50% 하락한 2496달러, 리플은 전일보다 10.72% 내린 0.8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김치 프리미엄은 3%대를 기록 중이다.

가상자산 시장의 약세는 6일(현지시간) 옐런 장관이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회의를 마치고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지난 10년간 너무 낮은 물가상승률 및 금리와 싸워 왔다"며 "우리는 정상적인 금리 환경으로 되돌아가길 원하며 그것은 나쁜 일이 아니라 좋은 일"이라고 발언하는 등 금리인상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시작됐다.

그 뒤를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도 비트코인에 부정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시세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7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트코인(BTC)은 일종의 스캠(사기)이므로 높은 강도의 규제가 필요하다"며 "전 세계에서 통용될 수 있는 화폐는 비트코인이 아닌 달러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발언이 있고 나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대부분 가상자산의 시세는 지속해서 하락했다. 특히 3만6000달러 부근을 횡보하던 비트코인은 이날 바이낸스에서 3만2123달러까지 급락했다.

여기에 비트코인 채굴자들도 보유 물량을 대거 매도하면서 시세 하락에 기름을 부었다.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윌리엄 클레멘테는 "지난주 채굴자들이 50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매도했다"며 "비트코인에 관한 기관의 수요도 점차 둔화하는 모습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시세 하락에도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을 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유명 온체인 분석가 타일러 스워프는 "비트코인이 상승궤도에 진입하기 전 마지막 베어트랩(강세장으로 추세 전환이 시작되기 직전에 약세를 보이는 상황)을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개인적으로 비트코인이 3만 달러 혹은 그보다 낮은 가격에 재차 도달하리라고 본다"며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은 일종의 함정이므로 투자자들은 약세 분위기에 속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