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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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이 8일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 개발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차세대 원전 기술 개발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9~10월 중 실시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원자력 발전은 (원전이 가동을 멈추는) 2060년까지 에너지 정책의 한 축을 담당할 수밖에 없다”며 “상용화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원전 기술 개발은 정부 차원에서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장관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원전 수출에 양국이 협력하기로 한 합의에 대해 “원전 수출은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갖춘 한국의 원전산업을 유지·발전시키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 해법”이라며 “양국의 공동 원전 수출을 위한 구체적 실행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국토 면적이나 인구 등을 감안할 때 (현재의) 한국 원전 규모는 결코 작지 않다”며 “신규 원전을 짓지 않는다는 기존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에도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문 장관은 임기 중 주요 추진 과제로 △핵심 전략산업의 공급망 강화 △탄소중립 토대 구축 △디지털 전환 지원 △수출 활력 유지 △국가 균형 발전 △기업과 사회의 공동 번영 등을 꼽았다. 그는 “산업부와 업계가 수년간 노력해온 결과 미래차, 바이오, 반도체 등 핵심산업은 물론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도 선진국과 대등하게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며 “특히 전략산업의 공급망 강화를 위해 7월 중 K배터리 전략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발표된 K반도체 전략에 이은 K배터리 전략에는 세제 혜택 등 배터리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책과 배터리 생태계 강화를 위한 밸류체인 구축 방안 등이 담길 전망이다.

문 장관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과 관련해 “세계적인 수급 불균형을 고려할 때 단시간 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하반기에도 완전히 수급이 풀린다고 자신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장기적으로 국내에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을 늘려나가고, 협약을 맺은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 있다”며 “이미 외국인이 투자한 국내 시설에 추가 투자나 증설을 지원하는 것도 방안”이라고 말했다.

탄소중립 실현도 산업부의 주요 과제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오는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기후변화당사국 총회(COP26)에서 203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상향 조정해 새롭게 제시할 계획이다. 문 장관은 “상반기에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이 나오고, 11월 NDC를 상향 제시해야 하는 등 숨 가쁜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산업구조전환 촉진법 제정을 서두르고, 탄소중립에 많은 자금이 투입될 수 있도록 예산 확보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며 “산업전환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업종별, 기업별로 탄소중립 추진 전략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시스템 확산과 관련해선 “기업 역할에 대한 사회의 시각이 크게 바뀌고 있다”며 “중소기업들도 이 부분을 미리 공감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산업부가 정책적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최근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가는 데 대해 “2018년 실적(6048억6000만달러)을 뛰어넘어 올해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수출 기록을 경신하는 한 해가 되도록 총력 지원하겠다”며 “이를 위해 물류난, 원자재 수급 문제 등 리스크 요인에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