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위 e커머스(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양대 유통기업인 신세계와 롯데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국내 e커머스 유통업계 판도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베이 본사와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가 7일 시행한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 네 곳 중 신세계·네이버 컨소시엄과 롯데그룹이 참여했다. 신세계 컨소시엄은 이마트를, 롯데는 롯데쇼핑을 앞세워 인수전에 나섰다.

적격인수후보에 올랐던 SK텔레콤은 불참했다.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는 “거래 상황을 계속 살필 예정”이라며 막판까지 ‘간보기’ 작전을 펼쳤다.

2000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베이코리아는 오픈마켓 1, 2위인 G마켓과 옥션 등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유통사들은 지난해 거래액이 20조원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 단숨에 업계 판도를 뒤집을 수 있다고 보고 인수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기준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네이버 27조원, 쿠팡 22조원, 롯데온 7조원, 신세계 쓱닷컴 4조원 등이었다.

최대 관건은 몸값이다. 매각 측은 최소 5조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3조~4조원 사이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매각 측은 인수 후보에 일부 지분을 남기는 방안도 제시하는 등 매각가를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측의 눈높이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선 매각 철회 가능성도 남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지나치게 높으면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채연/차준호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