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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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길이 끊긴 20·30대들이 골프장을 찾으면서 골프가 ‘대중 스포츠’로 자리를 잡고 있다. 골프장 이용객은 지난해에만 10% 늘었고, 그린피도 전국적으로 20% 올랐다. 실외골프장보다 저렴하고 지인끼리 소수로 모일 수 있는 스크린골프장도 20대와 30대 위주 신규 유입자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매출액이 20% 급증했다.

반면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이는 골프연습장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골프연습장은 2011년 이후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며 1만곳을 돌파했지만, 지난해 코로나19가 터진 이후로 전체의 10%에 달하는 1100여곳이 사라졌다.

코로나 이후 문닫은 골프연습장 1120곳

KB금융그룹이 6일 자영업 분석시리즈 7번째로 내놓은 ‘코로나19가 갈라놓은 골프연습장과 스크린골프장의 차별화’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에 영업 중인 골프연습장은 지난달말 기준 9317개로 1만개를 웃돌았던 2019년에 비해 9.1% 가량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해에만 7.9% 감소했고, 올 들어서도 작년 말보다 2% 이상 줄었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1.6%씩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작년 3월부터 1년간 문을 닫은 골프연습장은 1120곳에 달한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1·2단계가 시행된 작년 4~8월 사이에만 669곳이 문을 닫았다. 반면 스크린골프장은 급성장했다. 스크린골프장 프랜차이즈인 골프존의 가맹점수는 지난해말 1423개로 2018년 3월말(약 700개)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매출액도 2019년보다 21.2% 증가한 2810억원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실외골프장보다 저렴하고 접근하기가 쉬워 20·30대 중심의 신규 골프 입문자에게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불특정 다수와 접촉해야하는 골프연습장과 달리 소수의 지인들과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스크린골프장이 선호된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오상엽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향후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되면 스크린골프장의 이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해외여행 못간 2030대...골프장으로 몰려든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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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골프장 이용객도 2019년 4170만명에서 지난해 4670만명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골프 인구는 2019년보다 46만명 늘어난 515만명으로 추산된다. 골프 경력이 3년 이하인 신규 골프 입문자 중 20~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5%에 달했다. 오 연구원은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2030대가 여윳돈으로 골프를 시작하면서 50대의 전유물이었던 골프산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외활동이라서 감염 우려가 적은데다 4인 이하 소수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골프장 인기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20·30대가 유입되자 그린피도 급등하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1년간 대중 골프장 그린피는 주중의 경우 19.0%, 토요일은 15.0% 올랐다. 특히 회원제보다 저렴한 대중제 그린피가 더 오르는 추세다. 충청지역에서는 대중제 골프장 그린피가 회원제 골프장보다 주중에는 5600원, 토요일에는 5700원 비싸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오 연구원은 “충청지역의 대중제 골프장은 지역 내 골프장이 많지 않고 수도권 이용객의 이용이 늘면서 그린피가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충청지역 대중제 그린피 상승률은 주중의 경우 24.3%, 토요일은 21.7%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회원 위주로 즐겨 찾는 제주도는 회원제가 대중제보다 그린피가 각각 44.3%, 55.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는 생활체육으로도 자리를 잡고 있다. 전국 동호회 종목 중 축구와 풋살(20.8%) 다음으로 가장 가입자가 많은 종목이 골프(14.4%)다. 지난해에만 6.7%포인트 상승하며 수영(8.9%)을 넘어섰다. 오 연구원은 “신규 유입자가 증가하면서 연습 수요가 늘고있다는 점과 연말 백신 접종이 끝난다는 것을 고려하면 골프연습장의 반등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