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암호화폐는 과연 몇 종류나 될까.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1만276개가 등재돼 있다. 지난해 말 8150개에서 지난달 23일 처음으로 1만 개를 돌파했고, 이후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대장’은 예나 지금이나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759조원으로, 전체 암호화폐 시총의 41.9%를 차지하고 있다. 블록체인 응용 서비스에 폭넓게 활용돼 주목받고 있는 이더리움이 시총 336조원(18.8%)으로 뒤를 이었다. 3위는 가격 변동성을 낮춘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69조원), 4위는 세계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바이낸스가 만든 바이낸스코인(62조원)이었다.

비트코인 시총이 삼성전자(490조원)의 1.54배에 이르고, 에이다는 네이버(58조원)와 비슷한 몸값이 매겨져 있다. 다만 이런 사례는 성공한 극소수 코인에 국한되는 얘기다. 대다수 암호화폐는 시장에서 제대로 사고 팔리지도 못한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단돈 1원어치라도 거래가 이뤄진 암호화폐는 4857개였다. 절반이 넘는 암호화폐는 ‘껍데기’에 가까운 셈이다. 암호화폐는 인터넷에 공개된 소스 코드만 활용해도 쉽게 만들 수 있다. 결국 그 코인이 여러 사람에게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생태계를 구축하지 못한다면 의미를 갖기 어렵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