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쿠팡플레이 총괄디렉터. 쿠팡 제공
김성한 쿠팡플레이 총괄디렉터. 쿠팡 제공
“쿠팡은 마치 스타트업 연합체와 같은 기업입니다. 쿠팡에서 일하면서 제 나이가 걸림돌이 됐던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쿠팡이 공을 들이고 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한때 100조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한 거대 e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의 주요 신사업을 이끄는 이는 1987년생 김성한 쿠팡플레이 총괄디렉터(34·사진)다. 다른 기업이었다면 ‘신입사원’을 갓 벗어났을 나이지만 쿠팡에선 아니다. 입사한 지 5년 만에 임원 직급에 올라 쿠팡플레이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총괄디렉터는 한국에서 태어나 9세 때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고등학교까지 미국에서 마친 뒤 학부를 프랑스 파리정치대로 진학했다. 이후 영국 런던정치경제대와 중국 베이징대에서 복수 석사 과정을 밟았다. 외국에서 오래 살았지만 영주권조차 없는 한국 국적자다. 외국에서 일하는 건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고 한다. 어찌보면 쿠팡에서 이 같은 ‘애국심’을 보상 받은 셈이다.

김 총괄디렉터는 쿠팡의 조직문화에 대해 “쿠팡의 규모는 거대해지고 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은 스타트업들이 모인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총괄하는 쿠팡플레이도 마찬가지다. 서비스를 구상하고 올초에 출시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3개월이다. 그만큼 신규 서비스에 자신감이 있었다는 얘기기도 하다.

김 총괄디렉터는 “쿠팡은 이용자들이 원하는 게 뭔지 분석하고 개선하는 속도가 그 어느 곳보다 빠르다”며 “소비자와 서비스에만 집중할 수 있는 문화를 가진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간에 쿠팡을 퇴사한 적도 있다. 암호화폐거래소 코빗으로 영입돼 사장까지 맡았다. 하지만 쿠팡이 ‘가장 빠른 혁신 기업’이라는 확신이 그를 ‘친정’으로 되돌아오게 했다.

향후 쿠팡플레이의 비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출시 후 5개월간 성적을 자평해달라는 질문에 “서비스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5개월 동안 빠르게 마련해 놓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필요한 인력 규모가 초반에 생각한 것보다 계속 커지고 있어 채용 또한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앱뿐 아니라 태블릿, 스마트TV 등 주요 플랫폼에서 쿠팡플레이를 이용할 수 있는 경로를 마련해놨고, 곧 PC 전용 웹사이트도 오픈할 계획이다.

중점적으로 보강할 콘텐츠를 묻는 질문에는 “우리가 뭘 하겠다고 정해놓기보다는 이용자의 패턴을 열심히 공부하는 중”이라며 “활성이용자 수 같은 ‘숫자’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이용자의 시간을 점유하는 대가로 더 좋은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