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얼굴에 잘 맞게 조정하는 작업을 피팅이라고 한다. 이승원 스탠다드 안경원 대표가 코받침의 각도를 조정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안경을 얼굴에 잘 맞게 조정하는 작업을 피팅이라고 한다. 이승원 스탠다드 안경원 대표가 코받침의 각도를 조정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내 얼굴에 잘 어울리면서 착용감이 편한 안경 찾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안경원에서 생김새가 마음에 꼭 들어 덜컥 집어 든 안경도 막상 착용해 보면 어딘가 모르게 부자연스러운 경우가 많다. 사람마다 얼굴 모양과 눈동자 사이의 거리, 귀의 위치, 콧등의 높이, 피부색 등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안경을 골랐을 때 미적 효과는 상당하다. 내게 딱 맞는 안경, 어떻게 골라야 할까.

○선택의 폭 좁히면 고르기 수월

전문가들은 안경을 고르기 전에 ‘사이즈’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신발을 살 때 발의 크기부터 파악하는 것처럼 안경을 선택할 때도 신체 사이즈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가장 중요한 치수는 양쪽 눈동자 사이의 거리다. 이를 ‘PD(Pupilary Distance)값’이라고 부른다. 한국 성인 남성의 PD값은 64~70㎜, 성인 여성은 대략 58~64㎜다.

다음은 PD값에 맞는 안경 사이즈를 고를 차례다. 안경다리(템플) 안쪽에는 사이즈가 인쇄돼 있다. 예컨대 ‘4620’으로 적혀 있다면 ‘46’은 렌즈 폭이 46㎜라는 뜻이다. ‘20’은 브리지의 길이가 20㎜라는 얘기다. 이 둘을 더하면 양쪽 렌즈의 중심 간 거리(66㎜)가 된다. 이 숫자가 자신의 PD값과 같거나 4~6㎜ 크다면 내 얼굴에 잘 맞는 안경이다. 눈동자가 안경 렌즈의 이등분선과 브리지 중앙과 안경 렌즈 끝의 이등분선 사이에 자리했을 때 전문가들은 “황금 비율이 맞는다”고 한다.
테만 바꿨을 뿐인데 태가 달라졌다
안경 사이즈를 확인했다면 안경테의 두께를 정해 보자. 눈썹이 짙은 사람은 두꺼운 안경테를 피해야 한다. 답답한 인상을 줄 수 있어서다. 눈 사이의 거리가 멀어서 밋밋해 보이는 사람도 두꺼운 안경테로 여백을 줄일 수 있다. 크기와 두께만 정해도 안경을 고르기 훨씬 수월해진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둥근 얼굴은 사각형 안경테가 잘 어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턱과 광대가 발달한 얼굴에는 둥근 안경테가 잘 어울리는 경우가 많다. 피부색이 어두운 사람은 짙은 색깔의 안경테는 피하는 게 좋다. 눈매가 올라가 인상이 날카로운 사람은 둥근 형태의 안경을 써서 인상을 부드럽게 만들어줄 수 있다.

○어딘가 모르게 불편할 때

사이즈도 맞고, 디자인도 마음에 드는 안경을 골랐는데 착용감이 불편할 때가 있다. 안경이 콧등을 타고 흘러내리기도 한다. 템플이 관자놀이를 꽉 조여 두통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대부분 안경의 ‘피팅’이 잘못된 경우다. 안경을 얼굴에 맞게 조정해 착용감을 편하게 하는 작업을 피팅이라고 한다. 콧등의 높이, 귀의 위치, 좌·우 비대칭 등 얼굴 특성을 고려해 렌즈와 다리의 각도, 템플의 휘어짐 정도 등을 조정하는 과정이다.

피팅이 잘못된 안경을 착용하면 시력이 나빠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안경 렌즈의 각도가 심하게 틀어지면 렌즈를 통과해 동공으로 들어가는 빛의 굴절각이 달라질 수 있다. 내 눈에 맞지 않는 도수의 안경을 쓰게 되는 셈이다. 요즘 피팅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안경원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2일 방문한 서울 서초동 ‘스탠다드 안경원’이 대표적이다. 피팅 가격은 안경테 한 장에 1만원이며 2~3주 전 예약은 필수다. 안경사가 30분에서 길게는 한 시간가량 안경을 조정해 준다. 이승원 스탠다드안경원 대표는 “안경에 1㎜의 변화만 생겨도 착용감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