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란 뉘베그 만트럭버스 그룹 부회장./사진=만트럭
고란 뉘베그 만트럭버스 그룹 부회장./사진=만트럭
한국 시장에서 만트럭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만트럭은 오일 세퍼레이터와 프리타더(보조 제동장치) 등에 대한 자발적 리콜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리콜이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그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만트럭버스그룹은 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유로 6 ABC 엔진이 장착된 차량에 대한 자발적 리콜을 약속했다. 이를 통해 그간 수차례 결함 발생으로 떨어진 고객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리콜은 한국 시장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본부로 선정한 만트럭그룹이 지난달 뉴 MAN TG 시리즈를 한국 시장에 선보인 데 이어 올해 하반기 뉴 MAN TGS 덤프트럭 출시를 앞두고 이미지 쇄신 차원에서 단행한 조치로 풀이된다.

2018년 시작된 싸움

만트럭버스코리아는 2018년부터 대형 덤프트럭 피해 차주 연합과 엔진 결함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 당시 차주 연합은 '엔진 내 녹 발생' 등에 대한 수리를 사측에 요구했지만 만트럭은 엔진 결함이 운전자 과실에 의한 것이라고 맞섰다.

그러나 그해 차주들이 집단소송을 제기하고 국토교통부까지 리콜을 지시하자 요아킴 드리스 만트럭버스그룹 회장이 직접 사과하며 결함을 인정했다.

이후 만트럭은 "엔진 녹 현상은 냉각수 누수에 따른 보조 브레이크 '프리타더' 손상에서 비롯됐다"며 "엔진 자체는 정상적"이라는 내용의 결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 프리타더는 보조 제동장치이기에 해당 결함이 안전과는 관련이 없다고 차주들을 안심시키고, 개선품을 만들어 무상수리 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신 차주 연합이 기존에 제기한 소송을 취하해 달라고 요청했다. 차주들도 이에 합의해 2019년 4월 소송을 취하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만트럭 피해 차주 연합은 "약 2년이 지났지만 만트럭이 당시 약속과 달리 무상수리를 미루고 있다"며 다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일부 차량에 수리가 진행됐지만 동일 하자가 재발했고, 합의 내용이던 프리타더 개선에 대해서도 사측이 "개선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해왔다는 게 연합 측 주장이었다.

사측도 소송을 취하하지 않으면 그간 제공했던 모든 서비스 혜택을 거두겠다고 맞불을 놓으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만트럭, 자발적 리콜 시행키로

2021 만트럭버스코리아 프레스 컨퍼런스./ 사진=만트럭
2021 만트럭버스코리아 프레스 컨퍼런스./ 사진=만트럭
만트럭은 이날 다시 공식석상에서 결함을 인정하고 앞으로 이행할 만트럭의 대책을 발표했다. 유로 6 ABC 엔진의 주요 부품을 반드시 교체하는 등 자발적 리콜을 시행하겠다는 게 골자다.

다만 '엔진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데 대해서는 또 다시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일부 부품 교체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 전면 교체를 약속했다.

리콜 대상은 TGS 카고, TGX 트랙터의 EGR 플랩과 오일 세퍼레이터, TGS 덤프트럭의 EGR(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플랩과 오일 세퍼레이터, 프리타더와 냉각수 상부 호스 등이다.

이번 리콜은 기존 피해 차주들에게 제공됐던 '엔진 주요 부품 7년, 100만km 연장 보증' 방안을 포함한 '케어+7' 유지보수 프로그램보다 훨씬 근본적인 수준의 개선 조치로 엔진 관련 리콜은 9월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유럽에서 베테랑 기술자를 초빙해 리콜 과정 전반을 관리 감독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결함이 발생하지 않은 차량도 사전 예방 차원에서 부품 교체를 지원할 것도 약속했다.

막스 버거 만트럭버스코리아 사장을 비롯해 독일 본사 고란 뉘베그 세일 세일즈 및 마케팅 담당 부회장, 이날 한국 언론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토마스 헤머리히 신임 만트럭버스코리아 사장 등은 고개 숙여 사과하고 "과거 불거진 이슈를 최대한 빠르고 원활하게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약 4400대의 차량에 대한 리콜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이번 리콜의 목적은 고객들의 의구심을 완전히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앞으로 한국 고객들이 만트럭을 믿고 운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