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年 26만t 라텍스 원료공장 짓는다
태광그룹의 섬유·석유화학 계열사인 이 9년 만에 설비 투자에 나선다. LG화학과 함께 아크릴로니트릴(AN) 공장을 짓기로 했다.

태광산업은 안정적인 AN 공급처를 확보하고, LG화학은 핵심 사업에 필요한 원료인 AN을 국내에서 확보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태광산업과 LG화학은 플라스틱과 합성고무 등의 원료인 AN 증설을 위한 합작법인 투자 계약을 2일 체결했다. 계약식에는 정찬식 태광산업 석유화학부문 대표(사진 왼쪽)와 노국래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계약에 따라 두 회사는 AN 합작법인인 ‘티엘케미칼’(가칭)을 설립하기로 했다. 태광산업의 합작법인 설립은 창사 이후 처음이다. 태광산업과 LG화학은 각각 티엘케미칼에 728억원, 485억원을 투자한다. 지분 비율은 태광산업이 60%, LG화학은 40%다. 향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추가로 출자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과 맞물려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AN 수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합작법인을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N은 고부가합성수지(ABS)와 NB라텍스 등의 원료로 쓰이는 제품이다. ABS는 가전과 자동차, NB라텍스는 장갑 등의 재료로 사용된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및 위생 수요 증가로 ABS와 NB라텍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AN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티엘케미칼이 울산에 건설하는 공장에선 2024년께부터 연 26만t의 AN을 생산한다. 생산 제품은 태광산업과 LG화학에 공급한다.

태광산업은 현재 울산 석유화학 3공장에서 연 29만t가량의 AN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 AN 시장점유율은 2019년 말 기준 33.3%로, 동서석유화학에 이어 2위다. 태광산업은 LG화학과 신설 합작법인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LG화학도 ABS, NB라텍스 등 고부가 핵심 사업에 필요한 원료인 AN을 국내에서 확보해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LG화학은 국내외에서 연간 200만t 이상의 ABS 생산능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번 합작을 통해 대규모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분담하면서 핵심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