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국내 암호화폐 거래를 위한 은행 입출금액이 64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규모(37조원)를 3개월 만에 훌쩍 뛰어넘었다. 은행들이 암호화폐 거래소로부터 거둬들인 수수료도 급증했다.

1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신한은행, 농협은행을 통해 실명이 확인되는 계좌로 거래한 암호화폐 입출금액은 올 1분기 64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입금액은 34조9000억원, 출금액은 29조3000억원이었다.

은행별로는 케이뱅크를 통한 입출금액(43조8000억원)이 전체의 68.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케이뱅크가 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인 업비트와 제휴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빗썸 및 코인원과 제휴하고 있는 농협은행을 통한 입출금액은 19조6000억원, 코빗의 제휴사인 신한은행은 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들은 수수료 수익 증가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케이뱅크가 올 1분기 업비트로부터 받은 수수료는 총 50억4100만원으로, 지난해 4분기(5억6200만원)보다 9배 증가했다. 농협은행이 지난 1~3월 빗썸과 코인원으로부터 거둬들인 수수료는 총 16억3300만원이었다. 작년 4분기(6억5600만원)의 2.5배 수준이었다. 신한은행이 코빗에서 받은 수수료도 지난해 4분기 2800만원에서 올 1분기 1억4500만원으로 늘어났다. 김 의원은 “가상자산 투자 열풍으로 실명 확인 입출금 계좌 수와 수수료 수익이 폭증했다”며 “금융당국과 은행은 가상자산 사기와 해킹 등으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는 데 힘써야 하며, 이를 위해 국내 가상자산 관련 법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