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370억엔(한화 약 3738억원)에 달하는 '대만 반도체 TSMC 투자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반도체를 매개로 일본과 대만의 밀월 관계가 깊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전날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 TSMC에 약 190억엔(한화 약 20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보도했다. AFP 통신도 "TSMC가 20여개 일본 현지업체들에 370억엔을 투자해 최첨단 반도체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에 일본 정부가 투자금 절반을 지불한다"고 전했다.

TSMC의 이번 프로젝트는 3D 반도체 조립라인의 기술을 집중 개발해 더 집약적이면서도 더 작은 반도체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일본 경제무역산업성의 한 관리는 도쿄 인근 쓰쿠바시 소재 선진산업과학기술 국가연구소에 연구센터가 세워질 예정이라고 AFP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해당 시설은 올 여름 이후 라인 정비를 시작해 이르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성능을 좌우하는 후공정 부문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진 이 프로젝트에는 일본 반도체 제조장비 대기업인 히타치 하이테크와 아사히카세이 등 일본 기업 20여 곳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디지털 사회에서 반도체가 경쟁력의 원천이 됐지만 일본은 다른 나라에 크게 뒤져 개발·생산 체제 정비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며 "TSMC에 이어 미국 인텔에도 유치를 제의한다는 게 일본 정부 방침"이라고 알렸다.

TSMC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로 최첨단 생산기술을 자랑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반도체 핵심 산업에서 일본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TSMC는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삼성전자의 추격을 따돌리는 동시에 미국, 일본과의 연대를 강화해 글로벌 파운드리 지배자 위치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올해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